투자의견 ‘매수’ 유지…목표가 480만원서 420만원으로 하향
올해 매출 7조3330억원·영업익 1조1820억원 전망
퀀타 합작법인·AI 데이터센터 전력망 투자가 미국 성장축
[더파워 이경호 기자]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는 낮아졌지만 실적과 수주 전망은 오히려 상향됐다. 최근 주가 조정을 반영해 목표가격의 눈높이는 낮췄으나 미국 전력기기 시장에서 나타나는 수요와 수익성 개선 흐름은 더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4일 효성중공업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480만원에서 420만원으로 낮췄다. 지난 3일 종가 249만5000원과 비교한 상승 여력은 68.3%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420만원으로 하향하지만 펀더멘털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목표가 조정에는 금리 상승과 향후 6개월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주가 수준을 현실적으로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주가 전망과 달리 올해 실적 추정치는 높아졌다. 대신증권은 효성중공업의 올해 매출액을 7조3330억원, 영업이익을 1조1820억원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보다 각각 10% 이상 상향한 수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2.9%, 영업이익은 5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2.5%에서 올해 16.1%로 높아질 전망이다.
2분기 실적에서도 전력기기 사업의 수익성 상승이 확인됐다. 효성중공업의 2분기 매출액은 1조6870억원, 영업이익은 26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6%, 61% 증가했다.
중공업 부문 영업이익은 2300억원, 영업이익률은 20.2%를 기록했다. 건설 부문 영업이익은 340억원, 영업이익률은 6.3%로 집계돼 전체 이익 증가를 중공업 사업이 주도했다.
하반기에도 이익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은 3분기 매출액을 2조490억원, 영업이익을 3610억원으로 예상했다. 4분기에는 매출액 2조2380억원, 영업이익 40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의 핵심은 미국 전력기기 수주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중공업 부문 수주 가이던스를 기존 8조45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올렸다. 지난해보다 58% 증가한 규모다.
중공업 매출 성장률 전망도 기존 15%에서 25%로 상향했다. 영업이익률 목표는 10%대 중후반에서 10%대 후반으로 높였다.
대신증권이 예상한 올해 중공업 부문 수주금액은 회사 가이던스보다 많은 14조820억원이다. 전체 수주금액은 17조3770억원으로 전망됐다.
초고압 변압기에 집중됐던 수주 증가세가 GIS와 GCB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실적 전망 상향에 반영됐다. GIS와 GCB는 변압기보다 생산 기간이 짧아 늘어난 수주가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되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르다.
미국 사업의 영향력은 매출보다 수주에서 먼저 커지고 있다. 2분기 중공업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38%였지만 신규 수주에서는 63%, 수주잔고에서는 57%에 달했다.
현재 수주 구성이 향후 매출에 반영되면 미국 사업 비중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덤핑 문제로 출하가 지연됐던 창원공장의 초고압 변압기 미국 수출도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전력 인프라 기업 퀀타서비스와 추진하는 합작법인은 추가 성장 변수로 꼽혔다. 효성중공업은 퀀타와 현지 GCB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4분기부터 725~800킬로볼트급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이 국내에서 GCB 반제품을 공급하면 합작법인이 현지에서 조립과 생산을 맡는다. 완성 제품의 판매와 설치는 효성중공업 미국 법인이 담당하는 구조다.
회사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까지 포함해 2030년 현지 GCB 시장 점유율 2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수주 가이던스에는 퀀타 합작법인 공급 물량이 반영되지 않아 추가 상향 가능성도 남아 있다.
협력 범위는 GCB에서 다른 전력기기로 넓어질 수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를 함께 공급할 수 있어 향후 GIS와 스태콤, 변압기 등으로 퀀타와의 사업 협력이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퀀타는 미국 전력회사 AEP와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장기 전략 협약을 맺었다. AEP는 데이터센터와 하이퍼스케일러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7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퀀타는 이에 맞춰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이 퀀타의 현지 공급망에 자리 잡으면 미국 전력망 투자 증가가 직접적인 수주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대형부하 전용요금제 도입도 전력기기 발주를 앞당길 요인이다. 올해 7월 기준 미국 24개 주가 관련 요금제를 승인했고 6개 주가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도 6개 계통운영기관에 대형부하 접속 규칙 개편을 검토하도록 했다. 이들 기관이 담당하는 지역은 미국 전체 전력 수요의 약 53%를 차지한다.
핵심은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전력망 연결을 신청할 때 예치금과 담보금, 고객 전용 접속설비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가수요를 줄이고 실제 수요를 중심으로 전력망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전력회사의 투자 부담과 심사 기간이 줄어들면 115킬로볼트와 138킬로볼트, 230킬로볼트 이상 고압·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계약 시점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은 가격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빠른 전력 공급을 원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관련 장비를 우선 확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자금력이 풍부한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고압·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에 대한 높은 가격 지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주 확대는 중장기 실적 가시성도 높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효성중공업의 전체 수주잔고가 올해 말 30조5780억원에서 2027년 40조6220억원, 2028년 50조438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9년 수주잔고는 59조598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중공업 부문이 46조761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올해 7조3330억원에서 2027년 8조7620억원, 2028년 10조512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29년에는 12조613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올해 1조1820억원에서 2027년 1조6820억원, 2028년 2조156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29년 영업이익은 2조7210억원으로 제시됐다.
중공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올해 20.7%에서 2027년 24.1%, 2028년 25%, 2029년 25.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성이 높은 북미 전력기기 매출이 늘면서 외형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구조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 산정에 2029년 예상 주당순이익 21만5203원과 목표 주가수익비율 19.5배를 적용했다. 올해 확보하는 수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을 기업가치 산정 기준으로 삼았다.
효성중공업의 최근 1개월 주가수익률은 마이너스 24.9%, 3개월은 마이너스 36.2%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113.4% 상승했다.
허 연구원은 “미국 전력기기 사업 업황의 호조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퀀타와의 사업 협력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투자를 중장기 수주와 이익 성장을 이끌 핵심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