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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무역금융 올해 120조·내년 140조…수출기업 지원 확대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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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험공사 지원 지난해 109조원서 올해 120조·내년 140조원으로 확대
특례보증 올해 3500억원·내년 4500억원…상생 무역금융 연내 10조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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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무역금융 공급 규모를 올해 120조원, 내년 140조원까지 늘린다. 대기업과 은행이 참여하는 10조원 규모의 상생 무역금융 재원을 조성하고, 중소 조선사에는 내년 1조원가량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공급한다.

산업통상부는 9일 경기 수원 선익시스템에서 박정성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수출 중소·중견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수출 중소·중견기업 무역금융 지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무역금융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증가세에 비해 자금조달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거래처에 대한 신용정보가 부족하거나 담보·보증 여력이 부족해 실제 수출 계약을 확보하고도 자금 문제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누적 수출액은 지난 5일 기준 7094억달러로 집계됐다. 248일 만에 지난해 연간 수출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정부는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고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한 중소·중견기업 무역금융 지원 규모는 지난해 109조원에서 올해 120조원으로 11조원 늘어난다. 내년에는 다시 140조원으로 확대해 올해보다 20조원, 지난해와 비교하면 31조원 많은 자금을 공급한다.

지원책의 핵심은 ‘1+3 금융지원 패키지’다. 일반보증을 이용하기 어려운 기업을 위한 특례보증 하나와 세 가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결합했다.

우선 자본잠식 등으로 일반적인 보증 심사에서는 지원을 받기 어려워도 향후 수출 확대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적용하는 특례보증을 확대한다. 기존 재무상태만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수출 성장 가능성까지 살펴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특례보증 공급 규모는 올해 당초 3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500억원 확대한다. 내년에는 다시 45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올해보다 1000억원, 기존 계획보다 1500억원 확대되는 셈이다.

3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가운데 첫 번째는 대기업과 금융권이 함께 참여하는 ‘상생 무역금융’이다. 대기업과 은행이 무역보험기금에 자금을 출연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중견 협력업체에 금융을 지원한다.

정부는 연내 10조원 규모의 상생 무역금융 재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협력업체 가운데 수출 주문을 확보하고도 운전자금이나 보증 한도가 부족한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수출실적이 부족한 기업의 금융 문턱도 낮춘다. 과거 수출실적이 충분하지 않아 보증 한도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기업에 대해서는 매출액을 기반으로 산정하는 ‘수출성장금융’ 보증한도를 현재보다 2배 이상 확대한다.

초기 수출기업이 과거 실적 부족 때문에 금융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완화하고, 실제 매출과 향후 수출 가능성을 바탕으로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조선업에는 별도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는 조선업 경기 회복과 수주 확대에 맞춰 중소 조선사를 대상으로 선수금환급보증을 내년에 약 1조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돌려주겠다고 보증하는 상품이다. 조선사가 선박 계약을 실제 수주로 연결하기 위해 사실상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금융지원이다.

특히 대형 조선사보다 금융 신용도와 담보 여력이 부족한 중소 조선사는 수주를 확보하고도 RG를 발급받지 못하면 계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RG 공급 확대를 통해 중소 조선사의 수주 경쟁력과 자금조달을 동시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경험이 적은 기업에는 비용 부담을 낮춘 맞춤형 지원도 제공한다. 해외 거래처의 신용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거래에 나서야 하는 초보기업을 위해 해외 거래처 신용조사를 기업당 5건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연간 수출액 500만달러 이하 중소기업이 별도의 보험료 부담 없이 단기수출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단체보험 협약기관도 확대한다. 현재 78개인 협약기관을 85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단체보험은 지방자치단체나 유관기관 등이 보험료를 부담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중소기업이 보험 혜택을 받는 방식이다.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는 위험에 취약한 초기 수출기업이 별도 보험료 부담 없이 거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무역보험의 지원 방식 자체도 확대한다. 현재 보증과 보험 중심인 무역보험공사의 지원 수단에 직접투자와 수출채권 매입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연내 무역보험법을 개정해 무역보험공사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이 단기 대출이나 보증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장기 성장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금 공급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한 것이다.

수출기업이 보유한 수출채권을 무역보험공사가 직접 매입하는 제도도 추진한다. 제품을 수출한 뒤 실제 대금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수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게 해 운전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새로운 수출 형태에 맞는 보험상품도 강화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한 번 판매하고 대금을 받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재화·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매월 사용료를 받는 구독형 수출 등에 특화된 전용 보험상품을 확대한다.

정부는 앞으로 과거 수출실적만을 중심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향후 성장 가능성과 실제 수출계약, 사업성 등을 폭넓게 살펴 금융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지원 체계를 바꿀 계획이다.

박정성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 수출의 외연을 넓히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어렵게 확보한 수출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수출실적뿐만 아니라 성장가능성을 살펴 첫 수출부터 성장과 도약까지 필요한 무역금융이 제때 공급되도록 지원 문턱은 낮추고 속도는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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