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1030억원에 가용예산 900억원 추가…농축산물 할인 9월30일까지 연장
1인당 주 2만원 한도 없애…대형·중소마트·온라인몰 등 최대 50% 할인
정부비축 수산물 2000톤 추가해 총 2만2000톤…시중가보다 최대 50% 낮게 공급
14~22일 바가지요금 범정부 현장점검…숙박·음식점 첫 위반도 영업정지 5일
[더파워 이경호 기자]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900억원을 추가 투입하고, 기존 1인당 할인 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정부비축 수산물 공급량도 2000톤 더 늘려 총 2만2000톤을 시중에 풀고 공급가격을 시중가보다 최대 50% 낮춘다. 숙박·음식점·택시 등 명절 바가지요금에 대해서는 범정부 합동 현장점검과 강화된 제재를 적용한다.
재정경제부는 9일 강기룡 차관보 주재로 ‘물가관계부처회의 겸 추석 바가지요금 근절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일 내놓은 추석 민생안정대책에 추가 할인과 공급 확대, 바가지요금 근절, 민생침해행위 대응책을 더했다.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7월 2.8%보다 높아진 가운데 명절 성수품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6% 하락했고 석유류 상승률도 15.5%에서 14.2%로 둔화했지만, 지난해 일부 이동통신사의 일시적 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휴대전화 요금 상승률이 크게 확대됐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0.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명절을 앞두고는 성수품 가격과 외식·숙박 등 체감물가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농축수산물 할인 예산을 대폭 늘린다. 정부는 당초 추석대책에서 역대 최대인 103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계획했지만 여기에 가용예산 9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농축산물 할인 기간도 당초 9월 3일부터 23일까지에서 30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한다. 추석 연휴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간 자체를 늘린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할인 한도다. 평상시 농축산물 할인은 1인당 주 1만원까지 적용되고, 기존 추석대책에서는 이를 주 2만원으로 올릴 예정이었다. 보완대책에서는 아예 농축산물 할인 한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 온라인몰, 전통시장 등 전국 1만2000여개 농축산물 판매처에서 할인 기간 동안 한도 없이 정부 할인지원을 받을 수 있다. 유통업체 자체 할인까지 더하면 할인율은 최대 50% 수준이다.
수산물은 2400여개 판매처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수산물 할인기간은 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이며 할인한도는 1인당 2만원이다.
유통업체를 통한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는 모두 1280억원이 투입된다. 대형·중소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정부 할인과 업체 자체할인을 결합해 최대 50%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통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확대한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농축산물과 수산물을 각각 300개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면 구매액의 약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구매금액이 3만4000원 이상 6만7000원 미만이면 1만원, 6만7000원 이상이면 2만원을 환급한다. 농축산물과 수산물에 각각 별도로 적용돼 두 품목군을 모두 구매하면 각각 환급받을 수 있다.
정부는 농축산물과 수산물 환급부스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에는 총 590억원이 투입된다.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도 할인 판매한다. 농축산물 200억원, 수산물 100억원 등 총 300억원 규모의 모바일상품권을 20% 할인해 판매한다.
농축산물 상품권은 7일부터 20일까지, 수산물 상품권은 다음달 1일까지 매주 목요일 판매한다. 1인당 할인한도는 최대 2만원이며 기간 중 한 차례 적용된다.
수산물은 할인뿐 아니라 공급물량 자체도 늘린다. 정부는 추석 성수기 수요가 많은 대중성 어종의 정부비축물량 2만톤을 풀기로 한 기존 계획에 2000톤을 추가해 총 2만2000톤을 공급한다. 평상시의 약 3배 규모다.
추가 공급되는 물량은 명태 1300톤, 오징어 300톤, 참조기 300톤, 마른멸치 100톤이다.
정부비축 수산물의 가격 인하 폭도 확대한다. 기존에는 정부비축 수산물을 시중가격보다 최대 40% 낮게 도매시장과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최대 50%까지 낮추기로 했다.
추석 전 3주 동안 공급되는 19대 성수품은 모두 18만5000톤 규모다. 농산물은 평시의 2.5배, 축산물은 1.3배, 임산물은 9배, 수산물은 3.1배 수준으로 공급된다.
품목별로는 사과 1만7000톤, 배 1만4600톤, 배추 7000톤, 무 6000톤, 마늘과 양파 각각 1000톤 등을 공급한다.
축산물은 돼지고기 6만7000톤, 소고기 2만2530톤, 닭고기 1만6500톤, 계란 4914톤을 시장에 공급한다.
수산물은 명태 1만7000톤을 비롯해 오징어 2000톤, 고등어 1500톤, 갈치 800톤, 참조기 500톤, 마른멸치 200톤을 공급한다. 명태 공급량은 평시의 3.5배, 고등어는 3.3배, 참조기는 3.2배 수준이다.
가공식품 할인도 확대한다. 할인에 참여하는 업체를 20곳으로 늘리고 9월 한 달 동안 4765개 품목을 최대 64% 할인 판매한다.
대상에는 라면 257종, 면류 62종, 두부류 44종, 빵 38종, 장류 288종, 스낵류 442종, 아이스크림 187종, 즉석식품 346종 등이 포함된다. 이들 품목은 최대 50%, 음료 1189종은 최대 64% 할인한다.
정부는 할인 품목과 할인율, 참여업체를 추가로 확대하기 위해 식품업계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추석을 앞둔 제수용품 가격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서 추석 3주 전 기준 4인 가족 제수용품 구입비용은 평균 31만3089원으로 지난해 32만370원보다 2.3% 감소했다.
정부는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을 통해 명절 직전 가격 상승 압력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시장과 관광지에서 반복되는 바가지요금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정부는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추석 바가지요금 등 물가안정관리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세청, 경찰청 등이 참여해 시장과 관광지의 식당, 숙박업소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가격표시 여부와 표시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받는 행위, 과도한 가격 인상 등을 살피고 지방정부의 조치 결과도 관계부처가 공유한다.
업계 자정활동도 병행한다. 오는 22일 부산 해운대시장에서는 시장 상인회와 관광 관련 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정가격·친절 캠페인을 진행한다.
바가지요금 적발에 대한 제재도 이전보다 강해졌다. 숙박업소가 처음 위반하더라도 기존 경고나 개선명령 수준에서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음식점도 첫 위반 때 시정명령 대신 영업정지 5일이 가능해졌고, 택시는 기존 경고에서 자격정지 30일로 제재가 강화됐다. 정부는 합동점검 과정에서 새 기준을 적극 안내하고 실제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되는 16~20일에는 별도의 바가지요금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표시가격과 실제 판매가격이 다르거나 정량보다 적게 판매할 경우 경고·시정조치부터 환급행사 중단까지 제재할 수 있다.
숙박 예약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피해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정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사업자가 숙박예약을 취소한 경우 취소된 숙소요금의 200%를 배상하도록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오는 12월 개정할 계획이다.
추석 성수기를 틈탄 민생침해 행위도 집중 단속한다. 정부는 의식주와 생활필수품, 교육, 에너지 등 체감도가 높은 분야의 담합과 불공정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기로 했다.
특히 할당관세 혜택을 악용해 추천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하거나 수입가격을 조작하고 공급을 늦추는 행위 등을 조사한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할당관세 악용 행위를 특별 관세조사한 결과 10개 업체에서 총 5468억원 규모의 불법·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
해당 업체들에는 과태료 85억원을 부과했으며 탈루세액 586억원도 추징할 예정이다. 담합이나 독과점 등 다른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관계기관 조사로 연계한다.
보험사기와 불법사금융, 명절 수요를 악용한 암표 거래 등에 대한 특별·집중 단속도 실시한다. 미등록 대부업과 고리사채, 불법채권추심, 신·변종 불법대출 등 서민 피해로 직결되는 금융범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기존 추석 민생안정대책도 예정대로 추진된다. 정부는 명절자금으로 역대 최대인 43조4000억원을 공급하고 서민금융도 지난해의 4배인 48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KTX 요금은 10% 할인한다. 비수도권 숙박 할인쿠폰 약 8만장도 오는 22일부터 배포한다.
같은 기간 4대궁과 종묘·왕릉, 미술관 등을 무료 개방하고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은 16~20일 구매한도를 20만원 추가 확대하면서 할인율도 7%에서 10%로 높인다.
정부는 “성수품 할인지원 등 물가안정 조치들이 지속적으로 효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각종 민생침해 행위에 대한 집중조사와 엄단을 통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