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통계청은 1일 올해 2분기 가구 식료품·비주류음료 실질 소비지출이 34만1000원으로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가구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지출(명목)은 월평균 42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1.8% 늘었지만,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지출은 34만1000원으로 1.0% 감소했다. 이로써 가구 먹거리 소비 규모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가구 먹거리 지출액 자체는 늘었지만, 고물가 영향으로 실제 구매 규모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2분기 식료품·음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집계됐다. 가구 먹거리 실질지출은 2023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감소하다 지난해 4분기 1.8% 늘며 반등했지만, 올해 1분기 증가율이 0.4%에 그친 뒤 2분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번 감소에는 지난해 말 큰 폭으로 오른 환율이 수입 원자재 가격에 반영되면서 식품기업들이 출고가를 연이어 인상한 점이 작용했다. 여기에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가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변동성을 키운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먹거리 실질 지출액은 2019년 같은 기준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며, 비교 기간을 2016년까지 넓히면 9년 만의 최소 규모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전체 소비지출의 14%를 차지하는 주요 항목으로, 정부는 필수 지출인 만큼 소비량을 크게 줄이기보다는 더 저렴한 대체품을 소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 지출도 부진했다. 2분기 가구 식사비 실질지출은 35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1분기 0.4% 감소에서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한편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2020년 1분기 이후 5년 넘게 전체 물가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해당 부문 물가지수는 125.33(2020년=100)으로, 전체 물가지수 116.32를 크게 상회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