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외환범죄 77% 차지…불법거래 악용 우려
“글로벌 경쟁 속도에 뒤처지면 원화 입지 약화 불가피”
[더파워 이용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며, 리스크 관리 중심의 법·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전 세계 외환상품시장 거래 비중에서 미국 달러화는 89.2%로 1위를 차지했고, 원화는 1.8%로 12위에 머물렀다. 그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제도화 논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 같은 지체는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3천97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80% 이상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2025년 1분기 거래 규모가 약 57조 원에 이르러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유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은 준비자산 관리 실패, IT 리스크, 코인런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며 “충분한 제도적 검토 없이 추진될 경우 금융시장의 안정성뿐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에도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준비자산 관리체계, 자기자본 요건, 발행 컨소시엄 구성 등은 신뢰성과 유동성 확보의 핵심이며, 금융위원회의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안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민간 분산원장 기반으로 발행·유통될 경우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절차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자본 이동 규제를 무력화하고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관세청이 수사한 외환범죄 중 약 77%가 가상자산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주요국들은 이미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며, 한국은 내년 하반기에서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원화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와 속도, 두 가지 균형을 모두 갖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훈 더파워 기자 1287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