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입물가지수 2.6%↑·5개월 연속 오름세…수출물가·교역조건도 개선
[더파워 최병수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새 2% 넘게 오르면서 지난달 국내 수입 물가가 1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12일 11월 수입물가지수가 전월보다 2.6% 오르며 7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한은이 발표한 ‘2025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2020년=100)는 141.82로, 10월(138.19)보다 2.6% 상승했다. 지난해 4월(3.8%) 이후 1년7개월 만의 최고 오름폭이며, 전년 동월 대비로도 2.2% 올랐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5.00달러에서 64.47달러로 0.8%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423.36원에서 1457.77원으로 2.4% 뛰면서 원화 기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문희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원화 기준 수입 물가가 전월 대비 2.6%,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한 달 사이 농림수산품이 3.4%, 광산품 2.4%, 컴퓨터전자광학기기 8.0%, 1차금속 2.9% 오르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세부 품목에서는 플래시메모리가 23.4% 급등했고, 제트유 8.5%, 초콜릿 5.6%, 알루미늄정련품 5.1%, 쇠고기 4.5%, 천연가스 3.8%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용도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은 원재료가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4% 올랐고,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화학제품 등이 포함된 중간재는 3.3%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5%, 1.8% 올랐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하는 데 그쳐, 이 팀장은 “원화 기준 2.6%인 것을 고려하면 이 차이만큼이 환율 상승 영향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서도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팀장은 “이달 들어 10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전월 평균 대비 0.8% 상승한 상황으로, 12월 수입 물가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여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월말까지 환율 변동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물가도 환율과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으며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11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39.73으로, 전월(134.70)보다 3.7% 상승해 다섯 달 연속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0%였다.
품목별로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7.2%, 석탄·석유제품이 4.9%, 1차금속제품이 3.1% 올랐고, 세부 품목 중에서는 D램 11.6%, 제트유 8.4%, 경유 7.4% 등의 오름폭이 컸다. 계약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1.5%,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교역 여건을 나타내는 지표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11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8.19로 1년 전보다 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출 가격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2.1% 올랐지만, 수입 가격은 원유·천연가스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3.4% 내린 영향이다.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운송장비 등이 늘어 전년 동월 대비 6.8%, 수출금액지수는 9.1%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차금속제품, 화학제품 증가로 4.3%, 수입금액지수는 0.7% 올랐고, 순상품교역조건과 수출 물량이 모두 개선되면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22.45로 1년 전보다 13.0% 상승했다.
최병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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