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이어폰과 헤드셋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청력 저하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큰 볼륨으로 음악을 듣거나 장시간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습관이 반복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청력이 서서히 떨어질 수 있다며 난청은 통증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난청은 달팽이관의 청각세포에서부터 뇌의 청각 담당 부위에 이르는 신경 경로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외이와 중이를 거쳐 전달된 소리를 내이의 달팽이관과 청신경이 뇌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이현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감각신경성 난청은 소리를 감지하고 전달하는 내이와 청신경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인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난청의 원인은 다양하다. 선천적 유전 요인이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바이러스 감염이나 종양, 정신적 요인 등에 의해 갑자기 발생하는 돌발성 난청, 머리 외상 이후 나타나는 두부 외상성 난청도 있다. 장기간 소음에 반복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길 수 있고, 특정 약물이나 화학물질로 인한 약물성 난청도 보고된다. 여기에 노화에 따라 청력이 점차 떨어지는 노인성 난청도 흔하며,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증상은 청력 저하다. 다만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조용한 환경에서는 대화에 큰 불편이 없더라도 사람이 많고 소음이 있는 장소에서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강당이나 회의실처럼 넓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보다 말소리를 자주 놓친다면 난청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원인 질환에 따라 이루, 현기증, 이충만감, 두통, 안면신경 마비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 교수는 “난청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통증도 없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의사소통 장애와 심리적 위축을 초래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명이나 어지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밀 청력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선천적으로 난청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출생 직후부터 청력 평가가 필요하다. 미숙아나 심한 황달을 겪은 신생아, 귀나 머리 기형이 있는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조기에 청력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임신 중 풍진이나 헤르페스 감염을 겪은 산모의 아이 역시 난청 발생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성인의 경우에도 이명이나 어지럼을 계기로 병원을 찾았다가 난청이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난청이 의심되면 자세한 병력 청취를 바탕으로 청각학적 검사와 전정기능 검사, 방사선학적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이뤄진다. 뇌간유발반응검사와 이음향방사검사 등을 통해 내이와 청신경 기능을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가 추가될 수 있다.
치료는 원인과 난청의 유형,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염증성 질환이 원인인 경우에는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고, 외이나 중이의 구조적 이상이 있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내이 손상으로 발생한 감각신경성 난청이거나 수술로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보청기 사용이 도움이 된다. 양측 청력이 거의 소실된 경우에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통해 소리를 직접 청신경으로 전달하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난청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시작할수록 청력 보존과 의사소통 능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이어폰 사용 시 음량을 낮추고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 일상 속 청력 보호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