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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6세대 전투기 교착에 떠오른 KF-21…‘비미국산 대안’ 존재감 커진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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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S 공동개발 난항에 차세대 전투기 일정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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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더파워 이경호 기자] 유럽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교착 국면에 들어서면서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6세대 전투기 개발 일정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가의 미국산 5세대 전투기와 기존 4.5세대 전투기 사이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찾는 국가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12일 발간한 방위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유럽 차세대 공중전 체계 FCAS의 핵심인 차세대 유인 전투기 NGF 공동개발이 사실상 지속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KF-21의 구매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CAS는 프랑스와 독일이 2017년 추진을 시작한 뒤 스페인이 합류한 유럽 차세대 공중전 체계 공동개발 사업이다. 유인 전투기와 무인기, 센서, 데이터링크, 컴뱃 클라우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대형 방산 프로젝트로, 핵심은 라팔과 유로파이터를 대체할 6세대급 유인 전투기 NGF 개발이었다.

하지만 국가별 요구 성능과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이견이 누적되면서 공동개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커졌다. 프랑스는 핵무기 운용과 항공모함 탑재가 가능한 전투기 개발을 필요로 한 반면, 독일과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공군 중심의 운용 개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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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도 변수로 작용했다. 프랑스 다쏘는 NGF 개발에서 전투기 전체 설계권과 핵심 공급업체 선택권, 개발 일정 및 성능에 대한 최종 통제권을 요구한 반면, 독일·스페인 측 에어버스는 핵심 기술과 작업분담, 지식재산 접근권 확보를 요구하며 충돌했다.

하나증권은 FCAS 사업의 협력 범위가 향후 NGF 공동개발을 제외한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단순한 무기체계 개발을 넘어 각국 방산 생태계와 기술 주도권, 운용 전략이 얽힌 프로젝트인 만큼 참여국 간 조율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FCAS의 교착은 영국·이탈리아·일본이 추진하는 GCAP에도 시사점을 남긴다. GCAP는 2035년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기술 공유와 비용 증가, 신규 파트너 확대 여부 등 거버넌스 리스크가 존재한다. 유럽과 일본이 참여하는 6세대 전투기 프로젝트들이 계획대로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글로벌 전투기 시장의 공백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이 공백은 KF-21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전투기 시장은 미국 F-35가 고성능 5세대 플랫폼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높은 도입·운용 비용과 미국 의존도는 일부 국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면 F-16V, 그리펜E, 라팔 등 기존 4.5세대 개량형 전투기는 검증된 플랫폼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 확장성 측면에서는 한계도 거론된다.

KF-21은 이 틈새에 위치한다. 신규 양산 플랫폼이라는 점, 향후 블록Ⅱ·블록Ⅲ 성능개량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기존 4.5세대 전투기와 차별화된 성장 여지를 갖고 있다. 하나증권은 KF-21이 내수 120대 양산 이후 추가 성능개량 사업 또는 후속 블록Ⅲ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미국산 전투기 도입을 원하는 국가들에게 KF-21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F-35보다 낮은 비용 구조와 미국산 플랫폼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수출 협상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튀르키예의 KAAN 등 신흥 독자 전투기 플랫폼과 경쟁 구도도 형성될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방위산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고, 관심종목으로 한국항공우주를 언급했다. 한국항공우주에 대해서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3만원을 유지했다. 보고서 작성 기준일인 11일 한국항공우주 종가는 14만1900원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6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은 기술 문제뿐 아니라 국가 간 산업 주도권 조율이 핵심 변수”라며 “개발 일정이 길어질수록 이미 비행시험과 양산 단계에 진입한 플랫폼의 상업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KF-21의 수출 확대 여부는 아직 가능성의 영역에 가깝다. 다만 유럽 차세대 전투기 개발이 흔들리는 상황은 한국 방산에 새로운 협상 공간을 열어줄 수 있다. K-방산이 지상무기와 함정, 미사일 중심의 수출 성과를 넘어 항공 플랫폼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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