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용근로자 7000명 감소…청년층 감소 폭은 코로나19 이후 최대
[더파워 이경호 기자]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용근로자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1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674만명으로, 1년 전보다 7000명 줄었다.
상용근로자는 1년 이상 계속 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금근로자로, 정규직에 가까운 안정적 일자리로 분류된다. 상용근로자가 감소한 것은 1999년 12월 이후 26년5개월 만이다. 2000년 1월 증가세로 돌아선 뒤 올해 4월까지 31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지만, 지난달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상용직 증가세는 코로나19 확산기에도 유지됐다. 2020년 12월에도 5000명 늘었고, 2022년에는 월 80만~90만명대 증가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20만~30만명대였던 증가 폭은 올해 초 10만명대로 둔화했고,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전체 취업자 중 상용직 비중은 57.5%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전체 취업자 수가 4만명 줄어든 영향이다.
감소세는 20·30대에서 두드러졌다. 지난달 20대 상용직은 16만4000명, 30대는 3만4000명 각각 줄었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19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2020년 12월 21만7000명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감소가 컸다. 20·30대 제조업 상용직은 총 9만2000명 줄었고, 전체 제조업 취업자도 14만명 감소하며 23개월 연속 줄었다. 50대 제조업 상용직도 4만6000명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은 1만8000명 늘어 세대별 흐름이 엇갈렸다.
20대는 상용직뿐 아니라 임시직과 일용직도 각각 6만7000명, 1만2000명 감소했다. 특히 20대 상용직은 정보통신업에서 5만7000명 줄어 제조업보다 감소 폭이 컸다. 반면 30대 정보통신업 상용직은 2만6000명 늘어, 소프트웨어 개발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정보기술 분야 채용이 신입보다 경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0대 상용직은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 7만6000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 업종에는 연구개발, 건축 엔지니어링, 법무·회계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 확산이 초급 업무와 일부 전문직 영역의 채용 위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정부는 아직 AI가 고용 감소에 미친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용 회복의 변수로는 중동전쟁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부담이 꼽힌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고용은 실물경제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는데, 2∼3월 충격이 한 박자 늦게 나타난 것으로 중동전쟁 변수 등으로 회복 시기나 속도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계부처 합동으로 업종이나 계층별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대응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