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 수입 유입됐지만 법인세·지방세 569억원 납부도 난항
비례율 82.27% 추락…조합원들 “막대한 추가분담금 떠안을 처지”
[더파워 이경호 기자]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조합에서 현 조합장을 끌어내리기 위한 세 번째 해임총회가 추진된다.
일반분양을 통해 약 2600억원이 조합에 유입됐지만 세금 납부 재원마저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 데다 비례율까지 82.27%로 떨어지면서 조합원들이 막대한 추가분담금을 떠안을 상황에 놓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3일 정비사업 업계와 장위4구역 조합원들에 따르면 일부 조합원들은 반복된 준공 지연과 자금난, 비례율 하락, 용역비 집행 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 조합장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현 집행부가 조합원 재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핵심은 2600억원에 달하는 일반분양 수입의 사용 내역이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장위4구역 조합은 지난해 일반분양을 통해 약 2600억원의 수입을 확보했다. 그러나 현재 조합 계좌에는 법인세와 지방세를 납부할 재원조차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이 납부해야 할 세금은 법인세 513억원과 지방세 56억원 등 총 569억원으로 전해졌다. 오는 31일까지 이를 납부하지 못하면 조합 재산 압류와 준공·이전고시 등 남은 사업 절차의 추가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합원들이 가장 강하게 문제 삼는 대목은 이 같은 자금난이 발생한 원인을 현 집행부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공과 일반분양 업무를 담당했던 현 조합장과 당시 근무했던 비상근이사 등 집행부 관계자 가운데 누구도 2600억원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됐는지, 조합이 수백억원의 세금조차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이유가 무엇인지 조합원들에게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단순히 조합 계좌에 돈이 부족한 것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일반분양으로 막대한 자금이 들어온 뒤 시공비와 금융비, 용역비, 추가 공사비 등에 각각 얼마가 집행됐는지,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얼마나 늘었는지조차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례율 하락은 조합원들에게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조합이 지난 5월 11일 조합원들에게 발표한 비례율은 82.27%다. 비례율이 낮아질수록 조합원의 종전자산에 적용되는 권리가액은 줄어들고, 그만큼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추가분담금은 늘어난다.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전체 2840가구 규모로, 조합원 물량보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사업장이다. 조합원 수에 비해 일반분양 가구 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분양수입 확보에 유리하고 사업성이 좋은 구조로 평가받아 왔다.
그럼에도 비례율이 82%대로 떨어지면서 조합원들은 막대한 추가분담금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600억원의 일반분양 수입이 들어왔는데도 조합원들의 권리가액은 줄고 추가 부담은 오히려 커지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인근에서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진행한 휘경자이 디센시아와 래미안 라그란데 등에서는 120%를 웃도는 비례율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위4구역은 일반분양 물량이 조합원 물량보다 많아 사업 조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는데도 비례율은 인근 사업장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정비사업 업계에서도 일반분양 수입 확보에 유리한 사업장에서 비례율이 82%대로 떨어지고 수백억원의 세금 납부 재원마저 부족해진 결과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합원들은 현재의 사업비와 비례율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산출됐는지 현 집행부가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준공 일정도 세 차례에 걸쳐 지켜지지 않았다.
조합은 당초 지난해 3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같은 해 12월로 일정을 미룬 뒤 다시 올해 6월 준공을 제시했다. 그러나 세 차례에 걸쳐 제시된 준공 시점이 모두 지켜지지 않으면서 일반분양자 소송과 조합원 재산권 행사 제한, 추가 사업비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단지 경사로와 정비기반시설 추가 공사 문제도 남아 있다. 조합원들은 입주가 진행된 이후에도 관련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준공 절차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준공 전에 시공사인 GS건설과 작성한 정산합의서도 논란의 대상이다. 조합원들은 해당 합의로 인해 향후 시공사 귀책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조합이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산에 없던 코윈솔루텍 용역비 12억2000만원이 지급된 과정도 해임 사유로 거론된다.
조합원들은 정식 계약서와 구체적인 지급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급금 보증증권 없이 용역비가 먼저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공개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이 체결돼 조합의 예산회계규정과 입찰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비업체가 네 차례에 걸쳐 관리처분계획 변경 업무를 제안했지만 현 집행부가 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례율과 사업비, 조합원 분담금이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도 관리처분계획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채까지 거론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이 지난 6일 열린 조합원 간담회에서 사채를 통해 현재의 자금난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번 해임총회가 단순한 조합 내부의 주도권 다툼이 아니라 2600억원의 자금 사용처와 세금 체납, 비례율 하락, 막대한 추가분담금, 반복된 준공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은 “일반분양으로 2600억원이 들어왔지만 세금을 낼 돈조차 없고, 시공과 분양 업무를 맡았던 누구도 자금 사용처와 현 사태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막대한 추가분담금을 떠안기 전에 현 조합장을 해임하고 조합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합장은 일반분양 수입 2600억원의 사용 내역과 세금 체납, 비례율 하락, 준공 지연 등 조합원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