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삼성전자가 프랑스 인공지능(AI) 기업 미스트랄AI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반도체 설계·제조에 특화된 자체 AI 모델을 공동 개발한다. 외부 클라우드에 핵심 데이터를 넘기지 않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AI를 구축해 메모리와 파운드리, 로직 등 반도체 사업 전반의 설계·생산 과정에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미스트랄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반도체 특화 AI 모델과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한·프랑스 정상회담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양사는 삼성전자 DS부문의 반도체 기술·제조 데이터와 미스트랄AI의 AI 모델 기술을 결합한다. 범용 AI를 그대로 적용하는 대신 삼성전자 반도체 현장의 데이터와 업무에 최적화한 자체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미스트랄AI의 대형언어모델(LLM) ‘미스트랄 라지(Mistral Large)’를 비롯한 AI 솔루션을 활용해 DS부문 전용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된 AI는 반도체 설계와 제조 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방대한 제조 데이터 분석부터 결함 예측, 공정 최적화 등에 활용해 반도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생산 효율과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핵심 반도체 데이터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운영 방식도 달리한다. AI 모델을 삼성전자 자체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내부 인프라에서 구동하는 온프레미스 형태로 구축한다.
이를 통해 국가 핵심기술과 관련된 반도체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이전하지 않고도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반도체 제조 환경에 맞춰 AI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미스트랄AI는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프랑스 AI 기업이다. 아르튀르 멘쉬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으며 금융과 제조, 에너지 등 높은 수준의 데이터 보안이 필요한 산업에서 맞춤형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모델 개발에만 머물지 않고 반도체 업무에 최적화된 AI 플랫폼과 운영체계도 함께 구축한다. AI 모델을 실제 제조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확장할 수 있는 기반까지 공동으로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적용 범위는 DS부문 전체로 넓힌다. 삼성전자는 향후 메모리와 파운드리, 로직 사업에 관련 기술을 확대하고 고객사와 파트너사까지 연결하는 AI 기반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다.
양사의 관계는 기술 협력을 넘어 자본으로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미스트랄AI와 장기적인 기술 협력과 공동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지분 투자도 진행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반도체에 국한하지 않고 전 사업 부문의 AI 전환을 가속하는 계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의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고 정교하게 활용하는 AI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미스트랄AI와 반도체 산업에 특화된 AI 모델과 플랫폼을 구축해 AI 기반 반도체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아르튀르 멘쉬 미스트랄AI 창업자 겸 CEO는 "AI는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첨단 기술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반도체 설계와 제조, 글로벌 AI 가치체계 전반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