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2조6889억원…전년 동기 대비 214.3% 증가
운용자산 2777조5000억원…석 달 만에 421조8000억원 늘어
[더파워 이경호 기자] 증시 활황에 힘입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2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전분기보다 83% 넘게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코스피 급등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에 힘입어 운용자산도 2777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은 11일 국내 자산운용회사 513곳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2조6889억원으로 전분기 1조4664억원보다 1조2226억원, 8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8555억원과 비교하면 1조8334억원, 214.3%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조4195억원으로 전분기 1조3523억원보다 1조672억원, 78.9% 증가했다. 전년 동기 7389억원과 비교하면 1조6807억원, 227.5% 늘었다.
영업수익은 3조880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2303억원, 46.4% 증가했다. 반면 영업비용은 1조4608억원으로 1631억원, 12.6% 늘어 수익 증가폭이 비용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수익성 지표도 뛰었다. 2분기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연율 기준 51.9%로 전분기 31.1%보다 20.8%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6%와 비교하면 31.3%포인트 상승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등 수수료수익 증가였다. 2분기 수수료수익은 2조6072억원으로 전분기 1조8931억원보다 7141억원, 37.7% 늘었다.
이 가운데 펀드 관련 수수료는 2조32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712억원, 39.1% 증가했다. 투자일임과 자문에서 발생한 수수료는 5746억원으로 1429억원, 33.1%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체 수수료수익은 1조2060억원에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증권투자손익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자산운용사가 고유재산을 운용해 얻은 2분기 증권투자손익은 8297억원으로 전분기 3196억원보다 5101억원, 159.6% 증가했다.
증권투자이익은 1조1360억원으로 전분기 5760억원보다 5600억원, 97.2% 늘었다. 증권투자손실도 2564억원에서 3063억원으로 499억원 증가했지만 투자이익 증가폭이 훨씬 컸다.
판관비는 1조213억원으로 전분기 9118억원보다 1095억원, 12.0% 증가했다. 이자수익 등 기타 영업수익은 137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39억원, 24.2% 감소했다.
운용자산 규모도 석 달 만에 400조원 넘게 불어났다. 6월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2777조5000억원으로 3월 말 2355조7000억원보다 421조8000억원, 17.9%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운용자산 1989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788조2000억원 늘었다. 운용자산은 펀드 순자산과 투자일임평가액을 합한 금액이다.
펀드 순자산은 1730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1490조3000억원보다 240조6000억원, 16.1% 증가했다. 특히 공모펀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공모펀드 순자산은 897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1조9000억원, 27.2% 늘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는 784조9000억원에서 833조5000억원으로 48조7000억원, 6.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감원은 사모펀드가 공모펀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정체됐다고 평가했다.
공모펀드 증가에는 국내 주가 급등과 ETF 시장 확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4214에서 올해 3월 말 5052로 19.9% 오른 데 이어 6월 말에는 8476까지 상승해 2분기에만 67.8% 급등했다.
ETF 순자산가치(NAV)는 지난해 말 297조1000억원에서 3월 말 360조7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6월 말 512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 분기 동안 151조7000억원, 42.1% 늘어난 규모다.
공모펀드 가운데 주식형 순자산은 3월 말 264조6000억원에서 6월 말 407조7000억원으로 143조1000억원, 54.1% 급증했다.
혼합채권형은 22조8000억원에서 34조1000억원으로 11조3000억원, 49.7% 늘었고 파생형은 88조원에서 121조3000억원으로 33조3000억원, 37.9% 증가했다.
사모펀드에서도 주식형을 중심으로 자산이 늘었다. 주식형 사모펀드는 27조8000억원에서 38조3000억원으로 10조5000억원, 37.8% 증가했다. 혼합자산형은 85조원에서 98조6000억원으로 13조6000억원, 재간접형은 78조1000억원에서 87조5000억원으로 9조4000억원 늘었다.
투자일임평가액은 6월 말 104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865조4000억원보다 181조2000억원, 20.9% 증가했다. 특히 주식형 투자일임평가액이 262조5000억원에서 416조6000억원으로 154조1000억원 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체 실적은 크게 좋아졌지만 자산운용사별로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513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293곳, 57.1%가 흑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220곳, 42.9%는 적자를 냈다.
오히려 적자회사 비율은 전분기 37.6%에서 42.9%로 5.3%포인트 높아졌다. 업계 전체 순이익이 급증했지만 수익 개선이 모든 운용사에 고르게 나타난 것은 아닌 셈이다.
공모와 사모운용사의 차이는 더 컸다. 공모운용사 77곳 가운데 적자회사 비율은 14.3%로 전분기 15.6%보다 1.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사모운용사 436곳의 적자회사 비율은 47.9%로 전분기 41.5%보다 6.4%포인트 상승했다. 사모운용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자산운용사 수도 소폭 늘었다. 6월 말 현재 국내 자산운용사는 513곳으로 3월 말보다 2곳 증가했다. 공모운용사는 77곳으로 변동이 없었고 사모운용사는 신설 3곳, 폐지 1곳으로 436곳이 됐다.
임직원 수는 1만4070명으로 3월 말 1만3864명보다 206명, 1.5%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1만3507명과 비교하면 563명 늘었다.
운용사들의 자체 자산도 증가했다. 6월 말 전체 자산운용사의 자산은 28조2890억원으로 3월 말 25조1563억원보다 3조1327억원, 12.5% 증가했다.
현·예금은 4조1607억원으로 6036억원, 17.0% 늘었고 증권 및 파생상품은 20조5257억원으로 2조1674억원, 11.8% 증가했다. 부채는 6조2583억원으로 8.9%, 자기자본은 22조307억원으로 13.5% 각각 늘었다.
금감원은 2분기 국내 주가지수 상승과 펀드 관련 수수료수익, 고유계정의 증권투자이익 증가가 자산운용업계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시 자금이 특정 업종과 종목에 편중되고 ETF를 중심으로 과도한 단기매매와 레버리지 투자가 늘어나는 점은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국내외 금리 상승과 주가·환율 등 시장지표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건전성이 취약한 운용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레버리지와 빚투 억제 등 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7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강화한 데 이어 최소 매매단위 확대 등 추가 조치도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업계가 투자자 신뢰 회복과 장기투자 유도를 통해 건전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감독과 제도개선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