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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두암 환자 4명 중 1명 '비16형 HPV'…유형 따라 생존율 차이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10-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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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차원재 교수(좌),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진시연 교수(우)이미지 확대보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차원재 교수(좌),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진시연 교수(우)
[더파워 이설아 기자]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한 국내 구인두암 환자 4명 중 1명은 가장 흔한 16형이 아닌 다른 유전자형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PV 33형 감염자는 림프절 병기가 높고 35형 감염자는 전체생존율이 낮게 나타나는 등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 암의 임상적 특성과 예후에 차이가 확인됐다.

29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비인후과 차원재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에서 치료받은 HPV 양성 구인두편평세포암 환자 가운데 유전자형이 확인된 174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의 25.3%인 44명이 비16형 HPV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진시연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유전자형별 감염 비율은 16형이 74.7%로 가장 높았으며, 33형 6.3%, 35형 4.6%, 58형과 18형이 각각 3.4%로 뒤를 이었다. 비16형 감염 비율은 서구권 연구에서 보고된 수준보다 높았고 동아시아권과는 비슷했다. 특히 33형 감염자는 16형 감염자보다 진단 당시 목 림프절 전이 정도를 나타내는 병기가 높았으며, 35형 감염자는 전체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구인두암은 편도와 혀뿌리 등 목구멍 안쪽에 발생하는 암으로, 과거에는 흡연과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HPV 감염에 의한 발병 사례가 증가하면서 북미와 유럽에서는 HPV 양성 구인두암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연구는 가장 흔한 16형을 중심으로 이뤄져 다른 유전자형의 임상적 특성과 예후에 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성별로는 전체 환자 174명 가운데 158명인 90.8%가 남성이었으며, 이러한 남성 우세 경향은 모든 유전자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올해 5월부터 HPV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12세 남성 청소년까지 확대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남성의 HPV 감염 예방과 함께 다양한 고위험 유전자형을 고려한 예방접종 정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진시연 교수는 "HPV 16형 외에도 33형 등 다양한 고위험 유전자형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사용되는 4가 HPV 백신(6형·11형·16형·18형 예방)이 9가 백신(6형·11형·16형·18형·31형·33형·45형·52형·58형 예방)으로 전환된다면 예방 범위를 한층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원재 교수는 "최근 수술 기법과 방사선·항암치료가 발전하고 다학제적 접근이 정교해지면서 HPV 양성 구인두암은 전반적으로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HPV 유전자형에 따른 임상적 특징과 예후 차이를 보다 세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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