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이 일시적인 피로를 넘어 건강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열대야는 신체의 정상적인 수면-각성 주기를 방해한다. 사람의 체온은 잠들기 전 자연스럽게 떨어져야 하지만, 열대야 속에서는 이 조절이 어려워져 입면과 수면 유지에 방해를 받는다. 이로 인해 피로감, 집중력 저하, 낮 시간 졸림 등 단기 증상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심혈관 질환, 정신건강 악화, 암 발생 위험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계층에서는 열대야가 더욱 위험하다.
▲노년층은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고 수면구조가 변해 열대야에 취약하다. ▲6~12세 유소아는 성장호르몬 분비와 면역력 저하, 학습력 감소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불면증이나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열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호흡기 질환자는 습도 증가로 호흡 곤란이 심화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자는 교감신경 항진과 혈압 변동 위험이 커진다. ▲갱년기 여성은 야간 발한 등 증상이 열대야와 겹치며 수면 박탈이 가속될 수 있다.
이 같은 수면장애를 완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낮잠은 짧게 하고, 일정한 시간에 기상과 식사를 유지해야 한다. 잠자기 전 스마트폰이나 자극적인 콘텐츠는 피하고, 가벼운 운동과 명상, 독서 등으로 뇌 활동을 진정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음료나 음식에서는 술, 카페인, 니코틴은 피하고, 실내 온도는 25~28도, 습도는 50~60%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냉방기기의 직접 노출은 피하고 간접적으로 공기를 흐르게 해야 한다.
생활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불면증이 지속될 경우 수면보조제를 고려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생체 리듬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 복용 시에는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불면증과 함께 정신과 질환, 신경계 질환,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을 통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불면증은 단순한 밤잠 부족의 문제가 아닌,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열대야 속 건강관리와 예방 노력이 절실하다.
도움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