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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 82% “AI 아직 활용 못해”…대한상의 “돈·인력·확신 모두 부족한 3중고”

유연수 기자

기사입력 : 2025-11-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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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유연수 기자] AI 전환이 기업 생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 제조기업 상당수가 비용 부담·인재 부족·성과 불확실성 등 ‘3중고’에 막혀 여전히 도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제조기업 50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의 AI 전환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러한 현실을 19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제조기업의 82.3%가 생산·물류·운영 과정에서 AI 솔루션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기업의 활용률은 49.2%였으나, 중소기업은 4.2%에 그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AI 투자비용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은 73.6%에 달했으며, 중소기업(79.7%)이 대기업(57.1%)보다 비용 장벽을 더 크게 체감하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AI 도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대구 제조업체는 “AI 전환을 위해서는 라벨·센서 부착, CCTV 설치, 데이터 정제, 맞춤형 솔루션 구축 등 초기 비용이 크게 든다”며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비용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데이터 활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기업의 절반(49.2%)이 ‘전문인력 채용 부담’을 꼽았으며, 개인정보 규제 부담(20.2%), 데이터 정제(16.3%), 데이터 수집 시설 부담(14.3%)이 뒤를 이었다.

AI 전환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인재 부족이었다. AI 활용 전문인력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80.7%였고, 전문인력을 신규 채용하거나 내부에서 양성하고 있다는 기업은 17.9%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한국 AI 인재는 약 2만1000명 수준으로 중국·인도·미국과 비교하면 절대적 수가 부족하다”며 “그나마 있는 인재도 해외로 빠져나가는 순유출국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I 전환에 대한 성과 확신도 낮았다. ‘AI 전환이 성과를 가져다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60.6%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용 부담과 인재 부족 속에서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의는 기업 규모와 역량에 맞춘 ‘맞춤형 지원책’을 제안했다. AI 활용도가 높은 대기업에는 GPU·클라우드 인프라 등 정부 지원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자율성을 확대하고, 도입률이 낮은 중소기업에는 도입 전·중·후 단계별 컨설팅 및 실무 중심 기술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기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SaaS(구독형) 기반 AI 도입 모델이 효과적일 것으로 제시했다.

또한 제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실증 모범사례’ 구축의 시급성도 지적됐다. 기업의 64.1%가 AI 활용 목적을 ‘생산 효율화’라고 답한 만큼, 제조기업 밀집 지역에 ‘제조 AI 모델공장’을 구축하고, 산업부·중기부가 추진 중인 제조AX 얼라이언스·스마트공장 사업 등과 연계해 확산해야 한다는 제언도 담겼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지금은 AI 미래 청사진만 그릴 때가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재를 확보하며 현장 활용도를 높여야 하는 시점”이라며 “모델공장 구축, 솔루션 보급, 규제 혁신 등이 어우러진 ‘메가 샌드박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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