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방문판매 해당 판단…최근 3년 결혼 관련 분쟁 908건 접수
[더파워 이우영 기자] 결혼박람회장에서 체결한 예물 계약이라도 방문판매에 해당하면 소비자가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결혼박람회에서 예물 계약을 맺은 소비자가 계약금 환급을 요구한 사건에서 사업자에게 계약금 10만원을 돌려주라고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사건은 2025년 2월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결혼박람회에서 발생했다. 30대 남성 소비자는 박람회 현장에서 결혼 예물 상담을 받은 뒤 계약서에 서명하고 계약금 10만원을 지급했다. 계약서에는 ‘계약금 10만원은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소비자는 같은 달 22일 계약금 환급을 요구했지만 사업자가 계약서 조항을 이유로 거부하면서 분쟁이 이어졌다.
위원회는 결혼박람회장이 사업자의 상설 영업소가 아닌 사업장 외 장소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소비자가 사업자의 권유로 예물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취소 의사를 표시한 만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청약철회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사업자는 계약서 약관을 근거로 계약금 환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청약철회를 이유로 위약금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한 방문판매법 취지에 비춰 해당 약관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으로 법정 청약철회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결혼 관련 분쟁조정 신청은 총 908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3년 141건, 2024년 320건, 2025년 447건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결혼박람회에서 체결한 계약 관련 분쟁은 76건으로 집계됐다.
결혼박람회 관련 분쟁에서는 계약금 환급 거부나 과도한 위약금 청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76건 중 73건, 96.1%가 청약철회 또는 계약해제·해지 요구 과정에서 계약금 환급을 거부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청구한 사례였다. 계약불이행은 2건, 허위광고 등 거래관행 관련 분쟁은 1건이었다.
품목별로는 결혼준비대행서비스가 45건으로 59.2%를 차지했다. 예복·한복 대여는 16건, 예물은 8건, 예식서비스는 5건이었다. 국외여행과 피부·체형관리서비스 등 기타 품목은 2건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결혼박람회에서 상담을 받고 계약을 체결한 경우 청약철회 기간이 14일 보장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며 "다만 사업자가 자신의 영업장소에서 박람회를 개최한 경우에는 청약철회권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계약 장소가 사업자의 사업장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철회를 할 때는 전화보다 문서로 의사를 남겨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leewy1986@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