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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만 줘도 만남 차감…결혼중개 해지·위약금 피해 56%

이우영 기자

기사입력 : 2026-07-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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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국내외 결혼중개업체 17개사 실태조사…성혼사례금·손해배상 기준도 불명확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이미지 확대보기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더파워 이우영 기자] 결혼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다 중도해지할 때 환급금을 둘러싼 분쟁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상대방 프로필 제공만으로 만남 횟수를 차감하거나, 구두로 안내한 내용과 계약서 내용이 달라 환급액 산정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 피해구제 접수가 많은 국내외 결혼중개사업자 17개사를 대상으로 소비자 피해사례와 실제 계약서 등을 분석한 결과, 만남 횟수와 성혼사례금 등 주요 약정 내용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거나 기준이 모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피해구제 접수가 많은 국내 결혼중개업체 8개사와 국제 결혼중개업체 9개사다.

결혼중개 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건수는 2023년 378건에서 2024년 409건, 2025년 449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누적 피해구제 사례는 1236건이다.

피해 유형별로는 계약해제·해지와 위약금 관련 피해가 가장 많았다. 전체 1236건 중 693건으로 56.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계약불이행 또는 불완전이행이 485건, 39.2%였다. 품질 불만은 21건, 1.7%로 집계됐다.

국내 결혼중개 서비스만 보면 계약해제·해지와 위약금 피해가 645건으로 56.7%였다. 국제 결혼중개 서비스에서도 같은 유형이 48건, 49.0%로 가장 많았다.

계약해지·위약금 분쟁은 중도해지 과정에서 주로 발생했다. 상대방 프로필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만남 횟수를 차감하거나, 전체 약정 횟수에서 서비스 횟수를 제외한 뒤 회당 이용요금을 산정해 환급액을 줄이는 사례가 많았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소비자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1회 만남 후 해지된 경우에는 회원가입비의 80%에 잔여횟수와 총횟수 비율을 곱한 금액을 환급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계약에서는 이 기준과 다른 방식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었다.

조사대상 국내 중개업체 8개사 중 2개사는 실제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상대방 프로필을 8~10회 제공하면 만남 횟수 1회로 차감하는 조항을 두고 있었다.

이 경우 소비자는 “만나지도 않았는데 이용 횟수가 줄었다”고 주장하고, 사업자는 “프로필 제공도 서비스 제공에 해당한다”고 맞서면서 환급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두 약정과 계약서 내용이 다른 사례도 확인됐다.

국내 중개업체 8개사 중 4개사는 무제한 주선 또는 기본 횟수 외 추가 주선을 구두로 약정하면서도 계약서에는 이를 누락하거나 약정 횟수를 제한해 기재했다.

소비자가 중도해지를 요구하면 소비자는 상담 당시 안내받은 구두 설명을 근거로 환급을 요구하고, 사업자는 계약서에 적힌 횟수를 기준으로 환급액을 산정해 분쟁이 발생하는 구조다.

일부 업체는 가입 상담 때 10~20회의 만남을 안내했지만 실제 계약서에는 1~3회로 기재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다른 업체는 계약서에 서비스 횟수를 적지 않고 문자나 구두로만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혼사례금 기준도 모호했다. 성혼사례금은 결혼중개업체의 주선으로 상대와 결혼에 이를 경우 소비자가 가입비 외에 별도로 내는 돈이다.

조사대상 17개 업체 중 8개사가 성혼사례금 약정을 두고 있었다. 국내 중개업체 7개사와 국제 중개업체 1개사다.

그러나 성혼으로 보는 기준은 제각각이었다. 국내 중개업체 7개사 중 5개사는 상견례 또는 결혼일자 확정 시점을 성혼으로 봤고, 1개사는 동거부터 성혼으로 간주했다. 일부는 구체적인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결혼식이 실제로 진행되기 전이라도 상견례나 결혼일자 확정만으로 성혼사례금을 청구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국제 결혼중개업체의 손해배상 약정도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대상 국제 중개업체 9개사 중 7개사는 결혼 진행 중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결혼을 포기하거나 파혼하는 경우 만남 상대에게 손해배상금 또는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비용을 근거로 얼마를 청구하는지 산정 기준은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일부 약관에는 소비자의 일방적 파혼이나 이혼으로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과 위자료로 미화 1만달러를 배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계약불이행 피해는 계약 때 약정한 조건에 맞지 않는 상대방을 주선한 사례가 많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외모, 자산, 연령, 언어 능력 등을 계약 당시 명확히 제시했는데도 이에 맞지 않는 상대를 소개받은 뒤 환급을 요구하는 식이다.

품질 불만은 서류 검증 미흡이나 매니저 연락 지연, 잦은 매니저 교체 등 서비스 관리 문제와 관련됐다.

홈페이지 정보 고지도 부족했다. 결혼중개업법에 따르면 결혼중개업자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경우 수수료와 회비 등을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대상 중 홈페이지 확인이 가능한 15개사 가운데 누구나 쉽게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한 업체는 8개사에 그쳤다.

4개사는 홈페이지에 가격을 아예 게시하지 않거나 가격을 구간으로만 표시했다. 3개사는 연락처 인증이나 회원가입 절차를 거쳐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접근을 제한했다.

보증보험 정보도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결혼중개업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또 보증보험금 청구 절차를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중개업체 8개사 모두 홈페이지에서 보증보험 가입 여부와 유효기간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국제 중개업체 9개사 중 5개사는 보험기간이 만료된 증권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조사대상 15개사 중 14개사는 보증보험금 청구 절차를 게시했지만, 1개사는 이를 게시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 사업자들에게 계약서와 구두 약정 내용을 일치시킬 것, 현행 표준약관을 사용할 것,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개선할 것, 사진 등 회원 정보 이용 관련 조항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소비자에게는 계약 전 중개번호와 보증보험 유효기간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모든 결혼중개업체는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국내 중개업체는 지자체 신고, 국제 중개업체는 등록을 마쳐야 영업할 수 있다.

계약 체결 때는 만남 횟수, 서비스 기간, 프로필 제공 방식, 환급 기준을 계약서에 명확히 적어야 한다. 구두 설명만 믿고 계약하면 나중에 환급액 산정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무제한 주선, 추가 만남, 서비스 횟수 같은 내용은 반드시 계약서에 반영해야 한다.

개인정보 제공 범위도 확인해야 한다. 결혼중개 과정에서는 사진, 직업, 학력, 가족관계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오갈 수 있는 만큼 수집 범위와 활용 기간, 제3자 제공 여부를 살펴야 한다.

계약 이후에는 계약서, 문자, 상담 내용, 약정 자료 등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해지할 때는 내용증명이나 우편 등으로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야 분쟁에 대비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자율적인 분쟁 해결이 어려운 경우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상담 또는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leewy1986@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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