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792건 적발·50개 업체 외환검사 완료…재산도피·불법송금·가상자산 편법영수 집중 점검
이미지 확대보기박헌 관세청 차장이 정부대전청사에서 불법외환거래 행위 적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더파워 이경호 기자] 관세청이 올해 상반기 7조2000억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했다. 고환율 상황에서 외화 유동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재산도피, 불법송금, 가상자산을 활용한 편법 무역결제 등이 주요 단속 대상에 올랐다.
관세청은 27일 2026년 상반기 불법 외환거래 행위 792건, 총 7조2000억원 상당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지속되는 고환율 상황에서 외화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불법 외환거래를 집중 단속 분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재산도피와 불법 송금 행위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외환검사도 병행해 50개 업체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다.
이번 점검 대상에는 직접적으로 외화를 해외로 빼돌리는 행위뿐 아니라 국내로 들어와야 할 외화 유입을 약화시키는 거래도 포함됐다. 외환당국의 모니터링을 어렵게 하는 환치기와 가상자산을 활용한 변칙적 무역결제도 단속 대상이었다.
주요 유형은 네 가지다. 첫째는 재산도피다. 국내 여신기관에서 빌린 자금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뒤 차익을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해외에 숨기는 방식이다. 관세청 자료에 첨부된 유형도에는 국내에서 자금대출을 받은 뒤 해외 현지법인을 거쳐 캄보디아 토지를 매입하고, 토지 매각 차익을 기존 명의 계좌로 은닉하는 흐름이 제시됐다.
둘째는 불법송금이다. 소액 해외송금업자가 외국환거래법상 허용되지 않는 방식으로 법정 한도를 넘겨 송금하는 행위다. 붙임 그림에서는 실질 송금인이 가맹점 명의를 빌려 여러 명의 계좌를 통해 해외로 돈을 보내는 구조가 예시로 제시됐다.
셋째는 가상자산 편법영수다. 수출대금을 달러 등 법정 지급수단으로 받아야 하는데도 가상자산으로 받아 국내로 반입해야 할 외화를 들여오지 않는 방식이다. 관세청은 이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유형으로 분류했다.
넷째는 무신고 해외투자다. 해외 매출채권을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신고 없이 해외 투자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자료에 첨부된 유형도에서는 수출채권이 발생했는데도 이를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해외 현지법인에 투자하는 구조가 제시됐다.
관세청은 이번 단속 취지에 부합하는 실적을 낸 서울세관 외환조사2관 수사2팀과 인천세관 조사3관 외환검사팀을 우수팀으로 선정했다.
서울세관 외환조사2관 수사2팀은 외국환거래법상 허용되지 않은 방식으로 총 2조5000억원 상당을 외국으로 보낸 소액 해외송금업자를 적발했다.
관세청은 수사 결과 불법송금 자금에 보이스피싱과 도박 등 범죄자금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천세관 조사3관 외환검사팀은 수출대금 약 900억원 상당을 달러 등 법정 대외지급수단이 아닌 가상자산으로 수령하거나, 환치기를 통해 원화로 받은 행위를 다수 적발했다.
이 경우 수출대금이 정상적인 외화로 국내에 반입되지 않아 외화 유입이 약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게 관세청 설명이다.
다만 관세청은 보도자료에 공개된 혐의 내용이 재판을 통해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어려운 업무여건 속에서도 환율 안정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불법 외환거래 단속을 위해 노력해 준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환율 불안을 야기하는 외화 불법유출 행위 등에 엄정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관세청은 고환율 상황이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키우는 핵심 리스크인 만큼 외환단속 역량을 총동원해 외화 불법유출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