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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기술수출만으로 설명 안 되는 실적…‘본업의 힘’이 달라졌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8-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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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8602억원·원외처방 5616억원…처방약·중국법인·R&D가 만든 성장 선순환

한미그룹 본사 전경. 한미그룹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한미그룹 본사 전경. 한미그룹 제공
[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미약품의 2026년 2분기 성적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영업이익 1311억원이다. 한미약품이 지난달 28일 공시한 연결기준 잠정실적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4672억원, 순이익은 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9.3%, 영업이익은 116.9%, 순이익은 95.5%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8602억원, 영업이익은 1847억원으로 각각 14.4%, 54.6% 늘었다.

이번 실적에는 일라이 릴리로부터 받은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이전 계약금이 반영됐다. 계약금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의약품 판매 수익과 성격이 다르다. 2분기의 높은 이익 증가율을 향후 분기에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계약금은 외부에서 갑자기 들어온 호재가 아니라 한미약품이 자체 플랫폼과 후보물질에 투자한 연구개발 성과가 사업화된 결과다.

기술이전 효과를 제외하고도 실적을 지탱하는 국내 처방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한미약품의 원외처방 매출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5616억원을 기록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0.1% 늘어난 616억원의 처방 매출을 올렸다. 고혈압 치료제군 아모잘탄패밀리는 370억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군 에소메졸패밀리는 146억원을 기록했다.

처방의약품은 한 번의 계약으로 실적이 급증하는 사업은 아니다. 대신 환자와 처방 경험이 쌓이면 반복 매출이 발생한다. 로수젯과 아모잘탄패밀리처럼 만성질환 분야에서 장기간 처방되는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본업에서 지속적으로 마련할 기반이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체력은 지난해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조5475억원, 영업이익 2578억원, 순이익 18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19.2%, 순이익은 33.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6.7%로 높아졌다.

지난해 원외처방 매출은 1조836억원으로 8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시장 1위를 유지했다. 로수젯은 2279억원, 아모잘탄패밀리는 1454억원의 처방 실적을 올렸다. 특정 품목 하나가 아니라 복수의 자체 개발 제품이 실적의 하단을 받치면서 매출 증가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해외 사업도 또 하나의 축이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2025년 매출 4024억원, 영업이익 777억원을 기록하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 매출 4000억원을 넘어섰다. 원료의약품 전문 계열사 한미정밀화학은 지난해 매출 913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에는 위탁개발생산 신규 수주와 기존 프로젝트 물량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과제도 있다. 북경한미약품의 올해 2분기 매출은 607억원으로 계절적 비수기와 중국 의약품 집중구매제도의 영향을 받아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반면 한미정밀화학은 일본향 원료의약품 수출과 고수익 위탁개발생산 수주 확대에 힘입어 매출 240억원, 영업이익 76.7% 증가를 기록했다. 중국 사업의 분기 변동성을 줄이는 동시에 원료의약품과 위탁개발생산을 확대하는 작업이 해외 성장의 안정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늘어난 이익을 연구개발로 다시 돌리고 있다. 2025년 연구개발비는 2290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14.8%에 달했다. 올해 2분기에도 매출의 12.9%인 60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기술이전 계약금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분기에도 미래 파이프라인 투자를 이어간 것이다.

한미약품의 성장 구조는 국내 처방 사업이 연구개발 재원을 뒷받침하고, 연구 성과가 기술수출로 이어지면서 추가 수익을 만드는 방식으로 읽힌다. 중국 법인과 원료의약품 사업은 국내 사업에 더해 외형을 넓히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실적을 계약금만으로 평가하면 한미약품의 본업 경쟁력을 놓치게 된다. 반대로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지 않고 수익성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처방의약품에서 발생한 반복 매출과 연구개발, 글로벌 기술이전이 하나의 사업 구조 안에서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약품은 기술수출이 나와야만 움직이는 회사에서 벗어나고 있다. 자체 제품이 실적의 바닥을 지키고, 연구개발 성과가 성장 속도를 높이는 구조가 구체화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 1311억원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이익을 만들어낸 본업과 연구개발의 연결고리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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