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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 김병진 부산앵커센터장 "대학과 기업 잇는 지역의 '복덕방' 되겠다"

김지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9-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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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묶는 ‘초광역 앵커체계’… 지방대 위기 넘어 지역경제 허브로
"청년 가두는 정책 아닌, 외부서 찾아오는 '개방과 포용' 생태계 구축"
"대학·기업 연결하는 '복덕방'이자 '심부름꾼' 역할 자처"
"부울경 넘어 남부해양수도권 아우르는 초광역 앵커 체계 필요"

김병진 부산앵커센터장이 지역 대학과 산업의 상생 및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병진 부산앵커센터장이 지역 대학과 산업의 상생 및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더파워 부·울·경 취재본부 김지윤 기자] 부산에서 나고 자라, 지역 인재들이 굳이 서울로 떠나지 않아도 좋은 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궁리하는 이가 있다. "수도권은 미어터져 죽고, 지방은 말라 비틀어져 죽는다"는 현실적 위기감 속에서 수도권 일극화와 지방대 위기라는 난제를 정조준한 조직, 바로 '부산앵커센터(구 라이즈)'를 이끄는 김병진 센터장이다.

김병진 센터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부산형 앵커의 핵심은 대학과 기업, 청년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으로 기업에서 성과를 내고, 지역 내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 궁극적으로 인재가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실정이다. 인재 유출과 산업 인력 미스매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김 센터장은 기존의 부산 단위 정책을 넘어 부울경을 하나의 산업·생활권으로 묶는 '초광역 앵커체계'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다음은 김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부산앵커센터가 현장에서 맡은 실질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책 서비스업이자 '복덕방', 그리고 '심부름꾼'이다. 공인중개사가 서류만 떼어주는 것이 아니라 동네의 세부적인 상황을 모두 꿰뚫고 있듯, 센터도 대학과 기업 사이의 디테일한 연결 고리가 되어야 한다.”

“당장의 생존에 급급해 인기 학과 만들기에 치중하는 대학들에게 남부해양권 전반의 인재 수요를 정확히 전달하고,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조언하며 충실한 심부름꾼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 현재 지역 대학들이 직면한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진단한다면.

"대학 위기는 학교 내부의 문제라기보다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화 등 외생적 요인이 훨씬 크다. 과거 사회적 수요에 맞춰 대학이 다수 설립됐지만,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과 연구 투자 감소로 재정적 한계에 부딪혔다.”

“이를 대학 각자도생으로 해결할 순 없다. 정부의 인센티브 예산(약 30억 원) 등을 마중물 삼아 대학들이 미래 수요와 지역 산업에 맞춘 인재 양성 체계로 개편하도록 중재하고 돕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 지역 청년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정주 대책이 있는가.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부산 청년이 떠나지 못하게 가두는 정책이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부산으로 찾아올 수 있는 매력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부산의 핵심 DNA는 '개방과 포용'이다. 설령 청년이 떠나더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뉴욕 시민들이 스스로 '뉴요커'라 칭하며 자부심을 느끼듯, 청년들에게 부산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문화적 접근도 함께 필요하다."

■ '해양수도 부산' 완성을 위해 대학 학제는 어떻게 변해야 하나.

"부산을 거점으로 창원, 하동, 목포, 경주를 아우르는 남부해양수도권 전반의 인재 수요를 봐야 한다. 최근 조선 3사 연구인력의 부산 이전 등 설계·엔지니어링 중심의 고급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

“단순 생산인력이 외국인 노동자 중심에서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부산대, 해양대, 부경대 등을 중심으로 해양 고등 인력을 육성하고, 당장 학과 개설이 어렵다면 기존 교과목에라도 해양 관련 경험을 가미해야 한다”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기르는 기업 맞춤형 계약학과의 본격적인 확대도 필수적이다"

■ AI·로봇 등 기술 발전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인재 양성 방향은.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인간의 유휴 시간과 삶의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이런 시대에는 기술이라는 '게임 체인저' 환경 속에서 능동적으로 활약할 '게이머 체인저(Gamer Changer)'를 키워내야 한다”

“과거엔 지식 습득이 중요했다면, AI 시대엔 지식의 활용 능력이 핵심이다. 일론 머스크, 젠슨 황, 마크 저커버그, 정주영, 이병철 회장처럼 단순히 주어진 일자리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직업과 가치를 스스로 창출하는 '창직(創職)형' 인재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8월부터 부산앵커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병진 센터장은 부경대 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공직에 입문해 BISTEP 원장 등을 역임했다.

30년 이상 행정과 연구기관, 산업 현장을 두루 거친 '부산의 전략 자산'으로 불린다. 조직 내에서는 공사 구분이 명확한 프로이면서, 직원들과는 격의 없이 지내는 '대학 선배' 같은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김지윤 더파워 기자 press.giju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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