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다시 어두워졌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우려가 현실화되며 수출 제조업체의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3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2.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선(100)을 3년 5개월째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 7월 전망치(94.6)보다도 낮아지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7월 실적치는 90.0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2022년 2월 이후 3년 6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며 기업 실적 역시 장기간 침체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BSI는 87.1로 7월(86.1)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다. 2개월 연속 80대에 머문 것은 지난 1~2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섬유·의류·신발(50.0), 1차금속(66.7), 기계(75.0) 등 대부분 업종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호조 전망은 의약품(125.0)과 전자·통신장비(111.1) 등 2개 업종에 그쳤다.
비제조업 BSI는 7월 103.4에서 8월 98.3으로 하락해 다시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섰다. 여가·숙박·외식(123.1), 도소매(110.6) 등은 계절 수요 및 정책 효과로 긍정적 전망을 보였으나, 운수·창고는 수출 감소 여파로 7월 111.5에서 8월 96.0으로 급락했다.
항목별로도 내수(91.7), 수출(92.3), 투자(92.3) 모두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이들 세 부문은 지난해 7월 이후 14개월 연속 동반 부진 중이다.
한경협은 "8월 1일부터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기업 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약품·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해당 업종의 일시적 '밀어내기 수출'이 경기 낙관론으로 착시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극심한 수요 부진이 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통상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병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