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1만8454대·기아 29만8037대…합산 판매는 전년 대비 3% 증가
기아 친환경차 45% 늘어…현대차는 내수 RV·제네시스 판매 부진
[더파워 이경호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같은 시장에서 정반대의 7월 판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라는 공통된 부담 속에서도 신형 전기차 출시 시점과 제품 구성에 따라 판매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4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7월 글로벌 도매판매는 31만8454대로 전년 동월보다 5.1% 감소했다. 반면 기아는 29만8037대를 판매해 같은 기간 13.4% 증가했다. 양사의 합산 판매량은 61만6491대로 약 3% 늘었지만, 증가분은 사실상 기아가 이끌었다.
현대차는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판매가 줄었다. 국내 판매는 4만8113대로 14.4% 감소했고, 해외 판매도 27만341대로 3.2% 줄었다. 6월과 비교해도 전체 판매량이 6.4% 감소해 월간 회복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국내 판매에서는 차급별 온도차가 컸다. 승용차 판매는 1만6331대로 12.8% 증가했지만 RV는 1만6767대로 27.9% 감소했다. 제네시스 판매도 5430대에 그치며 34.0% 줄었다. 아반떼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투싼과 팰리세이드 등 주요 RV 모델의 부진이 전체 내수 실적을 끌어내렸다.
친환경차도 현대차의 반전을 만들지는 못했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2만2000대로 2% 줄었다. 전기차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판매에 힘입어 13% 증가했지만 하이브리드 판매가 8% 감소했다. 친환경차 비중은 45%로 높아졌지만 전체 판매량 감소를 막기에는 부족했다.
기아의 판매표는 달랐다. 국내 판매는 5만4604대로 21.3% 증가했고 해외 판매도 24만3302대로 11.8% 늘었다. 승용차가 17.5%, RV가 19.2% 증가한 데 이어 상용차 판매도 50.1% 뛰면서 대부분의 차급이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의 상승세 중심에는 전기차가 있었다. 7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3만2000대로 45% 증가했고,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는 1만3000대로 93% 늘었다. 하이브리드도 22% 증가한 1만8000대를 기록했다. 친환경차가 전체 국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까지 높아졌다.
차종별로는 EV3가 3467대 판매되며 58% 증가했고, EV5는 3434대가 판매됐다. 목적기반모빌리티 차량인 PV5도 2472대를 기록했다. EV9 판매는 156% 늘어난 442대, EV6는 14% 증가한 1070대로 집계됐다. EV4 판매가 43% 줄었지만 EV5와 PV5 등 새 모델이 감소분을 상쇄했다.
누적 판매에서도 두 회사의 격차는 이어졌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판매는 228만6554대로 전년 동기보다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192만9417대를 판매해 4.3% 증가했다.
과거 판매 흐름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현대차의 올해 7월 누적 판매량은 최근 3년 평균의 95% 수준에 머물렀지만 기아는 최근 3년 평균보다 5% 많았다. 연간 목표 달성률도 현대차는 55.0%로 과거 평균을 밑돈 반면 기아는 57.6%로 과거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증권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가 당분간 양사에 공통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은 현대차와 기아 모두 피하기 어려운 변수로 꼽았다.
다만 현대차의 판매 부진에는 생산 차질과 국내 모델 노후화 등 회사별 요인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봤다. 한국과 인도에서 발생한 부품 공급 차질은 대체 생산 방식이 마련되면서 점차 해소되고, 하반기에는 아반떼와 투싼, 그랜저 하이브리드, GV90, 아이오닉3 등 신차 투입이 예정돼 있다.
기아는 이미 출시한 EV3와 EV4, EV5, PV5의 판매 효과가 해외 시장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셀토스와 셀토스 하이브리드 등이 추가될 전망이다. 현대차가 하반기 신차 출시를 통해 반전을 노리는 단계라면, 기아는 먼저 확보한 전기차 제품군을 바탕으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는 구조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각각 9배대와 6배대까지 낮아졌다. 보고서는 하반기 신차 판매와 함께 로봇,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관련 사업의 진행 여부가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7월 합산 판매가 3% 늘었다는 숫자만으로는 양사의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 기아는 신형 전기차와 친환경차 판매가 기존 모델의 감소를 메웠지만, 현대차는 내수 RV와 고급차 부진에 생산 차질까지 겹쳤다. 하반기에는 현대차의 신차 효과가 실제 판매 회복으로 연결되는지가 양사의 간격을 좁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