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영업익 83조3338억원…모두 역대 최대
HBM4 출하 본격화·서버용 DDR5 판매 증가…영업이익률 80% 육박
14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2027~2028년 생산능력 50% 이상 확보
현금배당 30조원·자사주 매입·소각 60조원 이상 추진
[더파워 한승호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83조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판매 확대와 제품 가격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린 가운데, 회사는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며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28일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27.9%, 영업이익은 632.1% 증가했으며, 전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32%, 38%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80%로 전분기 76% 수준에서 높아졌고, 당기순이익은 39조7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7% 증가했다.
실적 성장을 이끈 것은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출하가 본격화된 가운데 서버용 DDR5 판매가 늘어나면서 D램 부문의 실적이 확대됐다. 낸드플래시에서도 321단 T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증가하며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제품 전반에서 성장세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HBM4가 기존 주력 제품인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4가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연말까지 청주 M15X의 생산능력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비중도 확대하고 서버용 DDR5와 AI 서버용 LPDDR5 SOCAMM 공급을 늘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한다.
낸드 부문에서도 고성능 제품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4분기에는 321단 공정이 국내 낸드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고 고용량 eSSD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대역폭 플래시(HBF)와 시스템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AI 서비스의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는 제품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 생산물량에 대한 고객사 확보도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14개 주요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으며, 현재 확보한 계약 물량이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일부 고객사와는 통상 5년인 계약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장기공급계약에는 고객사와 사전에 합의한 가격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중장기 공급물량을 확보하면서도 메모리 가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계약구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확정된 수요를 바탕으로 생산설비 투자와 제품 공급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활용이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응대, 검색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면서 데이터센터 투자도 증가하고 있지만, 반도체 선단 공정의 기술적 난도가 높아지고 신규 생산시설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분야까지 메모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국내외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크게 늘릴 예정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1기 팹 가동을 비롯해 생산 기반 확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고객 수요와 수익성,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시설투자 규모와 시기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이익 증가에 따라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조5000억원 증가했으며, 차입금은 2조8000억원 줄어든 1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98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2026 회계연도 기준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도 공개했다. 현금배당에 30조원 이상을 배정하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는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을 포함해 총 6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회사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기존 방침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자사주 매입분 가운데 주주환원 목적의 10조원은 전량 소각하며, 나머지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용으로 활용해 주주환원 규모에는 포함하지 않는다. 앞서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최근 완료했으며, 해당 물량은 조만간 소각할 예정이다.
3분기 주당 배당금은 2만원으로 결정됐다.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금 1만원에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 투자 성과에 따른 특별배당 1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키옥시아 투자로 실현한 수익의 대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으며, 앞으로도 영업실적에 기반한 현금배당과 분기별 자사주 매입을 이어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메모리 수요 확대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창출하겠다"며 "사업을 통해 확보한 이익을 주주들과 꾸준히 공유하면서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