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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접히는' 판세 바꿀까…애플의 승부수에 쏠리는 눈

최병수 기자

기사입력 : 2025-07-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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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사진=연합뉴스
[더파워 최병수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애플이 2026년 하반기 폴더블 iPhone 출시를 통해 반격에 나설 조짐이다. 2019년부터 출시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폴더블 iPhone은 번번이 무산됐지만,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점유율 하락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돌파할 카드로 재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7년 15억 대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4년에는 연간 출하량이 12억 대, 분기당 3억 대 수준에 머물렀으며, 2025년 역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의미 있는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애플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2024년 기준 애플과 삼성전자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36.7%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 점유율이 3.2%포인트 하락한 반면 애플도 0.7%포인트 하락해 더는 시장의 예외가 아님을 보여줬다. 반면,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는 팬데믹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점유율 58.8%를 기록했다.

애플의 핵심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3년 1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던 애플은 2024년 들어 점유율이 3.9%포인트 감소하며 5위로 밀려났다. 더 큰 문제는 플래그십 선호가 여전한 중국 시장에서조차 애플의 iPhone 판매가 부진하다는 점이다.

5,000위안 이상 고가 스마트폰 점유율이 26.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애플은 오히려 점유율을 잃었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 내 지배력 약화를 뜻하며, 애플이 폴더블로의 전환을 결심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애플은 폴더블 iPhone 출시를 통해 하락하는 점유율(Q)을 고가 정책(P)으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예상 출고가는 2,000~2,500달러(한화 약 290만~360만원) 수준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중에서도 최상위급 가격이다. 복잡한 폼팩터 구조와 고기능성 소재, 높은 단가의 Flexible OLED 패널 사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바(bar) 타입 스마트폰과 폴더블 간 평균 가격 차이는 여전히 4배 이상이다. 폴더블 제품은 출시 초기인 2020년 전체 스마트폰 평균 가격 대비 7.4배에 달했으며, 이후 OLED가 바 타입 플래그십에 적용되면서 가격 격차가 다소 좁혀졌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향후 고가 전략을 지속하기 위해 폴더블 라인업이 필수라는 점을 방증한다.

일각에선 애플의 폴더블 iPhone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2분기 중 완료될 예정이었던 공급망 선정이 늦어지면서다. 그러나 IBK투자증권은 출시 일정이 2026년 하반기 이후로 크게 늦춰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 A3 팹에 폴더블 iPhone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월 3.5만 장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애플이 과거에도 OLED 공급 지연에 따른 보상금 8,000억 원을 지급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최소수량 보장(MoQ)이 계약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애플은 iPhone과 달리 사치재 성격의 제품(iPad, Mac 등)을 비정기적으로 출시해 왔다. 이에 따라 폴더블 iPhone 역시 매년 9월 열리는 정례 발표가 아닌, 판매 극대화를 고려한 3분기 말~4분기 초 깜짝 발표 가능성이 점쳐진다.

고가 제품임에도 수요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초기 출하량을 800만~1,000만 대로 예상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출하량(2024년 770만 대)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iPhone, iPad, Mac 등 대부분의 애플 제품이 판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브랜드 충성도는 확실한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낮은 침투율 역시 애플에게는 기회다. 2024년 기준 폴더블 시장 규모는 1,700만 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4%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출하량은 정체 중이나 화웨이의 성장세는 빠르다. 2021년 100만 대 미만이었던 화웨이 폴더블 판매량은 2024년 420만 대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처럼 브랜드 충성도가 약한 폴더블 시장에서 애플은 단숨에 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Galaxy Z Fold 세대별 두께 변화 이미지 확대보기
Galaxy Z Fold 세대별 두께 변화


폴더블 iPhone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과 2년간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위해 연간 최대 1,500만 대 대응이 가능한 생산 라인을 확보 중이다. 이는 Galaxy S 울트라 또는 Z 시리즈에 준하는 신규 수요를 의미하며,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밸류체인 합류가 기대된다. OLED 소재는 덕산네오룩스가, UTG(초박막유리)는 도우인시스가 유력한 공급 후보로 꼽힌다. 도우인시스는 최근 출시된 Galaxy Z Fold 7에 45㎛ 두께의 UTG를 단독 공급하며 주름 개선에 기여한 바 있다. 커버 글라스는 Lens Technology와 함께 국내 유티아이, 세경하이테크 등이 경합 중이다.

폴더블 iPhone에 CoE(Color Filter on Encapsulation) 기술이 적용될 경우, 블랙 PDL 시장 확대와 함께 관련 소재 기업의 매출 증가도 기대된다.

IBK투자증권은 “폴더블 스마트폰은 신규 수요 창출보다 기존 바 타입 스마트폰의 시장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1인당 스마트폰 보급률이 포화 상태에 가까운 상황에서, 하드웨어 혁신이 시장 재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애플의 진입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디자인의 ‘판세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Fold·Flip 모델 중심으로 밸류체인이 이원화돼 출하량 증가에 한계가 있었지만, 애플은 그 이상의 단일 출하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부장 업계 전반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최병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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