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추정치 2.0%→1.9% 하향…작년 2.2%서 0.3%p 급락 예상
[더파워 최병수 기자] 우리나라의 올해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와 최근의 경기 부진 등을 반영해 성장 엔진이 급격히 식고 있다고 평가했다.
7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 포함 주요국 연도별 국내총생산(GDP) 갭 현황’에 따르면, OECD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2025년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지난해 12월 2.0%에서 0.1%포인트 하향한 수치로, OECD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대로 본 것은 2001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처음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가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의미한다. 이번 추정치는 한국 경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없이 2% 성장도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1년 3.8%에서 14년 연속 하락세를 지속해왔다. 특히 2022~2024년에는 2.2% 수준을 유지하다가 올해 0.3%포인트 급락하며 1.9%를 기록했다.
반면 주요 7개국(G7) 가운데 미국은 2.1%로 한국을 앞섰다. 한국은 2021년 미국(2.4%)에 처음 잠재성장률이 역전된 이후 5년째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1.7%), 이탈리아(1.3%), 영국(1.2%)도 반등세를 보이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토론에서 “10년 전만 해도 우리 잠재성장률은 약 3%였지만 지금은 2%를 꽤 밑돌고 있다”며 사실상 1%대 진입을 인정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체 보고서에서도 2024~2026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 수준으로 추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더 낮은 수치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실질GDP도 잠재GDP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한국의 GDP갭률이 2025년 -1.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0.4%, 2024년 -0.3%에 이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한국 경제의 실질 성장이 지속적으로 역량 이하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최근 3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무려 6%포인트 하락했으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하락 속도도 빠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 투자환경 개선, 혁신기업 육성, 출산율 제고, 외국인력 유치 등을 통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도 잠재성장률 회복을 핵심 국정 과제로 설정하고, 출산 장려 및 고령층 노동력 활용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도 ‘잠재성장률 3% 진입’을 주요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최병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