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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부족, 모두에게 치매 위험?…“절반만 해당된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5-07-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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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 성별·유전자형 따른 인지기능 저하 차이 세계 최초 규명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더파워 이경호 기자]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한다는 기존 통설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성이면서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형(APOE ε4)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만 비타민D 부족이 인지기능 저하를 유의하게 가속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 장기추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1,547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약 10년간 정기적인 인지검사와 혈중 비타민D 농도 측정을 시행한 전향적 관찰 연구다.

비타민D는 뼈 건강은 물론, 뇌 신경세포 보호와 염증 조절, 인지기능 유지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따라 국내외 다수 연구에서 비타민D 결핍과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이 제기됐지만, 연구 결과들 간의 일관성이 떨어져 학계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이 인구 집단 전체가 아닌 특정 조건을 만족할 때에만 유효하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분석 결과, 남성은 비타민D 수치와 무관하게 인지기능 저하 속도에 차이가 없었고, 여성 중에서도 ‘APOE ε4’ 유전자형을 가진 경우에는 영향이 없었다. 이 유전자형은 알츠하이머병 고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여성의 약 15%가 해당 유전자형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APOE ε4 유전자형이 없는 여성은 비타민D 결핍 시 인지기능 점수가 연평균 약 0.14점(30점 만점 기준) 더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뚜렷한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APOE ε4 보유자에게는 이미 치매 고위험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타민D 결핍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반대로 유전자형이 없는 집단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성별과 APOE 유전자형을 동시에 고려해 비타민D와 인지기능 간의 연관성을 검증한 사례로, 1,000명이 넘는 대규모 집단을 평균 8년 이상 정밀 추적한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김기웅 교수는 “모든 사람이 비타민D 결핍을 우려해 일괄적으로 보충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며, “이번 결과는 비타민D 결핍에 취약한 특정 집단, 특히 APOE ε4 유전자가 없는 여성에게는 선별적 비타민D 관리가 치매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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