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4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흑자 규모이자, 2000년대 들어 세 번째로 긴 26개월 연속 흑자다. 다만 7일부터 미국의 상호 관세가 본격 적용되면서 수출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101억4000만달러) 대비 41억3000만달러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도 11억7000만달러 확대됐다. 경상수지는 상품, 서비스, 본원소득, 이전소득 등 4개 부문의 국제 거래를 종합한 지표다.
흑자 폭 확대는 상품수지가 견인했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131억6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5억달러 늘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한 603억7000만달러, 수입은 0.7% 증가한 472억1000만달러였다.
품목별로는 컴퓨터 주변기기(13.6%), 반도체(11.3%), 의약품(51.8%) 수출이 증가를 주도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컴퓨터 주변기기 등 IT 품목의 호조가 지속된 가운데 의약품 등 다른 품목도 수출이 확대되며 1개월 만에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발 무역 압박은 불확실성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향후 반도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7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15% 상호 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철강과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은 이미 25~50% 수준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지역별 수출 흐름을 보면, 유럽연합(EU) 향 수출은 전년 대비 14.7% 증가했으나, 미국 향 수출은 0.5% 줄어 상호 관세의 선제적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10억1000만달러)와 지식재산권 사용료(-2억7000만달러) 적자가 커지며, 전월(-22억8000만달러)과 전년 동월(-16억4000만달러)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5월 일본 등 외국의 연휴 효과가 소멸되며 입국자가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41억6000만달러 흑자를 보였으며,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172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39억2000만달러, 증권투자는 98억4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54억1000만달러 증가에 그쳐 순유출이 컸다.
최병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