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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산업포럼] 매월 7천만명 귀기울인 '오디오 콘텐츠', 왜 들을까?

송광범 기자

기사입력 : 2020-09-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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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
[더파워=송광범 기자] "라디오, 아직 최고의 시간은 오지 않았어 / 라디오, 아직 누군가는 너를 사랑해"

1984년, 영국 밴드 퀸(Queen)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Roger Taylor)는 라디오 듣기를 싫어한 어린 아들의 말을 듣고 곧장 스튜디오로 달려가 곡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아이들이 라디오를 멀리하고 MTV 채널을 가까이하는 모습이 속상했다. 라디오 시장의 쇠락을 상징한 <라디오 가가(Radio Ga Ga)>의 탄생 비화다.

로저의 걱정은 기우였다. 라디오는 죽지 않았다. '전파 라디오'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인터넷 라디오'의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 에디슨 연구소는 2018년 미국에서만 매월 7,300만 명이 팟캐스트를 듣는다고 분석했다. 미국 오디오북 시장도 매년 두자리 수 성장을 이루고 있다. 뉴욕타임즈가 올해 7월 팟캐스트 스튜디오 시리얼 프로덕션을 2,500만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은 2018년 오디오 콘텐츠 판매량을 6억 6,000만 파운드로 집계했다. 2017년보다 약 43% 늘어난 규모다. 딜로이트도 2020년 글로벌 오디오북 판매량이 3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사람들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로저가 걱정한 바와는 달리, 사람들은 여전히 라디오를 사랑하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오디오 콘텐츠는 최고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 Z세대, 오디오 콘텐츠 성장의 견인차

그렇다면, 누가 '오디오 콘텐츠'를 들을까. 답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다. 지난해 미국 라디오방송 아이하트미디어는 밀레니얼과 Z세대들이 매주 18시간 씩 팟캐스트를 듣는다고 조사했다. 매일 2~3시간씩 꾸준히 청취해야 나오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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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

Z세대가 오디오 콘텐츠를 찾는 현상은 미국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최혁재 스푼라디오 대표는 '2020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스푼라디오를 '다음 세대의 라디오'로 소개했다. 386, 586, X세대, 포스트 386, 90년대생이 FM/AM 라디오를 즐겼다면, 우리나라 Z세대는 스푼라디오를 택했다는 말이다. 앞선 세대들은 첫 오디오 콘텐츠를 전파 라디오에서 접했지만, Z세대는 스마트폰에서 처음 들었다는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30대 이상인 분들은 TV, 라디오, 인터넷, PC를 거쳐 10년 전 스마트폰이 출시되며 모바일로 이동했지만 Z세대들은 처음부터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세대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은 사실은 Z세대들도 앞선 세대들과 라디오 이용 패턴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최 대표는 "스푼라디오는 16~24세, 즉 Z세대가 메인인 서비스"라며 "이들의 사용패턴을 보면, 실제로 밤 9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가장 플랫폼이 붐비는 시간대"라고 말했다. 또 "청취 시간도 FM 라디오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납니다"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으로 듣는 오디오 콘텐츠가 '다음 세대의 라디오'가 될 가능성이 읽을 수 있는 지점이다.

▲ 멀티테스킹, 오디오 콘텐츠 찾는 이유

우리는 하루에 24시간 이상 활동한다. 여러일을 동시에 처리하니 가능한 이야기다. 아침 라디오를 들으며 출근길 운전을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귀는 듣지만 눈과 손은 자유롭다.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시도할 수 있으니 '경제적인' 콘텐츠 소비법이기도 하다.

컨설팅기업 엑티베이트(Activate)는 성인 남성은 하루에 '31시간 28분'을 활동한다고 <기술&미디어 전망 2016> 보고서에서 발표했다. 적어도, 7시간은 '멀티테스킹'을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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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2017년 팟빵 유저 중 17%만 팟케스트를 '듣기만 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83%는 팟빵에서 오디오 콘텐츠를 들으면서 집안일을 하거나 업무를 봤다.

"오디오북을 이용하시는 분들 중에는 '오디오북은 들으면서 다른 것들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습니다"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의 이화진 부장도 '2020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멀티테스킹'을 사람들이 오디오 콘텐츠를 찾는 이유로 꼽았다.

이 특징을 '오디오북이 다른 콘텐츠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장점'이라고 이 부장은 말한다.

그녀는 "윌라를 이용하시는 분들 중, 오디오북으로 몸이 자유로워지니까 다른 행동들을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어 오디오북을 소비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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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테스킹은 다시 Z세대로 이어진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Z세대를 "서로 다른 과제 사이를 전환하며 동시에 광범위한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는 행동이 자연스럽다"고 묘사했다.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세대이기 때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을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 칭했다.

포노 사피엔스의 특징이 바로 '멀티테스킹'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문자를 보내거나, 저녁 뉴스를 챙기면서 e스포츠 경기 결과를 읽는다. 오디오 콘텐츠가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이유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닌 이상 유튜브를 보며 인스타그램을 할 수는 없다.

송광범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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