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단독 후보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낙점되면서 그룹 내부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정했다고 밝혔다.
임 전 위원장은 2차 후보군(숏리스트) 후보 중 사실상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다. 최근 우리금융이 많은 사건사고에 휘말렸던 만큼 임 전 위원장은 조직 혁신을 최우선 강조했다.
임 후보자는 3일 입장문을 내고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 혁신과 신 기업 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월 24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고, 임기는 3년이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임 후보자를 선택한 것은 내부 승진을 통한 조직의 안정보다는 과감한 개혁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간 우리금융은 사모펀드 사태와 600억원대 직원 횡령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임추위는 “우리금융이 과감히 조직을 혁신하려면 객관적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임 전 위원장은 1959년생으로,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고 2015년 제5대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 물망에도 올랐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퇴진 압박을 받아온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돌연 사퇴한 뒤 임 전 위원장이 선임되면서 관치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라임 펀드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현 회장을 향해 연임 시도를 하지 말 것을 압박했고, 실제로 손 회장은 후보로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관료 출신이 내정된 것.
우리금융 노조는 외부 출신 회장 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우리금융노조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이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로 전락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노조는 임 후보자 취임을 막기 위해 일반적인 고객 응대 행위는 하되, 적극적 상품 판매 행위는 거부하는 ‘영업 중단’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