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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분기 성장률 ‘최하위’…내수 부진에 세계 주요국 중 가장 심각한 역성장

최병수 기자

기사입력 : 2025-05-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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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세계 최하위권 성장 성적표…소비·건설 등 취약한 내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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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심각한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 등 내수의 구조적 취약성이 뚜렷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46%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까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9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조사 대상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8개국과 비OECD 국가인 중국이 포함됐다.

1분기 성장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아일랜드(3.219%)였고, 중국(1.2%)과 인도네시아(1.124%)가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유사한 스페인도 0.568%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캐나다(0.4%), 이탈리아(0.26%), 독일(0.211%), 프랑스(0.127%) 등도 모두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자국 관세 정책 혼란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조차 -0.069%에 그치며 한국보다 양호한 성적을 냈다.

아직 공식 수치를 발표하지 않은 일본과 영국도 전망치는 각각 -0.1%, 0.6%로 한국보다 나을 것으로 예측된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두 나라의 성장률 컨센서스는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성장 부진은 이번 분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장기 흐름이다. 지난해 1분기 한국은 1.3%의 성장률로 37개국 중 6위를 기록했으나, 2분기에는 -0.228%로 32위로 추락했고, 3분기(0.1%)에는 26위, 4분기(0.066%)에는 29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이 가장 큰 구조적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업황이나 미국 관세 정책 등 대외 요인도 있지만, 소비와 건설 부문의 위축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1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고, 건설 부문은 부동산 경기 하강과 고금리 여파로 장기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본격적인 관세정책 충격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한국 경제가 올해 연간 1%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1분기에 -0.246%의 역성장을 기록한 만큼, 남은 분기마다 최소 0.4% 이상 성장해야 1%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1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이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여야 합의로 추경 규모가 13조8000억 원으로 확대됐지만, 효과의 차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 전환 없이 반등의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경기 회복의 흐름 속에서도 ‘내수 부진’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저성장 고착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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