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씨티·JP모건 등 13곳 0.3∼0.7%, 한은 0.8%보다 낮아
한국 경제에 대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시각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대로 예측한 기관이 20곳을 넘어서며, 전체 평균 전망치는 불과 한 달 만에 0.9%대까지 하락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블룸버그가 집계한 41개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0.3∼2.2% 범위에서 형성됐으며, 평균치는 0.985%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달 2일 조사(42개 기관) 당시 평균 1.307%보다 0.32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특히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기존 1%에서 0.3%로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41개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수정 성장률 전망치(0.8%)보다도 0.5%포인트 낮다.
올해 한국 경제가 1%를 밑돌 것이라고 본 기관은 총 30곳에 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0.8%), 캐피털이코노믹스(0.5%), 씨티그룹(0.6%), HSBC(0.7%) 등 21개 기관이 0%대 성장률을 예상했고, 바클레이즈, 피치, 노무라증권 등 9곳은 1% 성장을 전망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 이하를 예상한 곳은 16곳에 불과했으나, 약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기관별로 보면 크레디아그리콜 CIB는 1.6%에서 0.8%로, HSBC는 1.4%에서 0.7%로 각각 0.7%포인트 이상 대폭 낮췄다. 싱가포르 DBS그룹도 1.7%에서 1.0%로 조정했다. 씨티그룹(0.6%), ING그룹(0.6%), JP모건체이스(0.5%) 등 다수의 주요 투자은행들도 한은의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을 제시했다.
한은은 건설투자와 민간소비 부진,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변수로 인해 기존 1.5%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을 0.8%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을 다소 긍정적으로 본 기관도 일부 존재한다. 바클레이즈(0.9%→1.0%), 블룸버그 이코노믹스(0.7%→0.8%), 모건스탠리(1.0%→1.1%), 골드만삭스(1.0%→1.1%) 등 4곳은 각각 0.1%포인트씩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의 점진적 완화와 미국의 상호 관세 90일 유예 조치를 상향 조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들 소수 의견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전망은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