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전격 공습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속히 불안해지고 있다. 이란이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 의결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이날 오전 7시30분 기준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역시 3.27% 상승한 79.49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21일 한때 배럴당 8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같은 유가 상승은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며 이스라엘-이란 간 갈등에 사실상 직접 개입한 데 따른 여파다. 특히 이란이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3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유가 불안을 부채질했다.
이란 의회(마즐리스)는 22일 미국의 공습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로 의결했다. 최종 결정권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으며, 이 기구는 마수드 페제시안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군·외교·정보 수뇌부와 최고지도자 직속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다만 실질적인 권한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의 해협 봉쇄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이란 경제에 대한 자살 행위가 될 것”이라며 “이란 역시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0.6% 하락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0.09%포인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