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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전달책도 실형? 단순 알바라도 위험한 이유는 바로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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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재섭 변호사
[더파워 최성민 기자] 보이스피싱 범죄는 구체적인 범행 방식에는 차이를 보이지만, 대부분의 조직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더 문제는 국내에서 편취한 범죄 수익을 곧바로 해외로 송금할 경우 수사기관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점에서 조직들은 국내에 송금책이나 전달책 등의 하부 조직원을 두고 범죄 수익을 세탁·전달하는 구조를 갖추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하부 조직원들은 피해자로부터 직접 현금을 전달받거나 계좌로 송금받은 뒤, 이를 다시 조직에 전달하거나 해외로 송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업무는 실제 범행 과정에서 수사기관에 먼저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역할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단순 가담이라고 하더라도 형사처벌 위험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조직이 관련 인력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단순 아르바이트’나 ‘고수익 단기 업무’ 등의 형태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채권 회수, 환전 업무, 자금 전달 등의 명목으로 사람을 모집한 뒤, 실제로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전달·세탁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층이나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될 경우, 통상 사기죄 또는 사기방조 혐의가 문제 된다. 고의가 없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미필적인 고의 또한 없었다는 사실을 소명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범죄 행위를 뜻하며, 여기서 말하는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가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이를 용인한 채 행동을 계속한 경우를 의미한다. 즉, 반드시 범행임을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만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의심스러웠지만 계속했다”라는 정도만으로도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보이스피싱인지 몰랐다”라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실제 수사기관 역시 피의자가 처음부터 범행 구조 전체를 알고 있었다고 보기보다는,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사건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순 부인만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설득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실무상 자신의 업무가 이상하다는 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주장 역시 객관적인 사정과 함께 설명되지 않는다면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예를 들어 정식 근로계약서 없이 고액 수당을 약속받았다거나, 사무실 방문 없이 메신저로만 업무 지시를 받았다거나, 타인 명의 계좌를 사용하게 한 정황 등이 존재한다면 수사기관은 범죄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따라서 혐의를 부인하고자 한다면 단순한 주장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대응 논리를 구성해야 한다.

예컨대 사회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범행에 연루된 경우라면, 업무의 위법성을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변 사람이나 가족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한 사실이 있다면, 해당 내용을 통해 본인이 범죄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도 있다. 실제 범행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주변에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거나 흔적을 남기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 밖에도 조직원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지시를 받아 업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적발되어 체포된 것이라면, 그 주변의 사정을 고려한 주장을 펼쳐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통화를 하며 업무를 진행하거나, 특별히 주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통해 “범죄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보다 은밀하게 행동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SNS나 구인 플랫폼을 통해 ‘당일 고수익’, ‘현금 전달 업무’, ‘단순 심부름’ 등의 형태로 모집이 이루어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모집 공고 상당수가 실제 사업체 정보나 근로계약 없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단기간 고수익이라는 이유만으로 업무를 수락했다가 형사 사건에 연루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진술과 대응을 혼자 수사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해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경찰 조사에서는 자유롭게 장시간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보다는, 수사관의 질문에 따라 답변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진술이 오해되거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수의 보이스피싱 사건을 수행해 무혐의 결정을 이끌어낸 하재섭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사건을 판단하지 않는다”라며 “업무를 수행하게 된 경위와 당시 인식, 행동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미필적 고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주장이나 의심스러운 해명을 반복할 경우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라며 “초기 조사 단계에서부터 사건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응 논리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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